김남구 회장 "보험사 인수 신중 검토" 공식화
MG·롯데 등 손보사 外 카디프생명 인수 가능성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옥 전경. 사진=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옥 전경. 사진=한국투자증권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보험사 인수를 공식화하면서 어떤 보험사를 품에 안을지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김 회장은 지난 3월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보험사 인수를 위해 여러 대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간 보험업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검토할 사항이 많다"며 "인수는 적합한 대상이 있어야 하고, 매각 측과 우리의 전략이 맞아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사 인수는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증권 중심으로 성장해온 한투그룹은 보험업 진출을 통해 보다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에 약 90% 편중된 수익 포트폴리오를 개선해 그룹 전체의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을 필두로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캐피탈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아직 보험사는 보유하지 않았다. 그간 시장에 보험사 매물이 나올 때마다 한투지주는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돼 왔다.

김 회장이 인수 검토에 시간을 두는 이유 중 하나는 현재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각 대기 중인 보험사가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매물로 나온 보험사 중 손해보험사로는 메리츠화재와의 매각이 무산된 MG손해보험과 매각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롯데손해보험이 있다. 생명보험사로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있다.

한투지주는 이 중 중소형 생명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비용 절감과 장기 자산 운용의 이점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현재 시장에서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가 유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각가는 자본금(2390억원)을 기준으로 보험업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 0.5~1.1배를 적용하면 최대 2600억원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2023년 208억원 적자에 이어 2024년에도 125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인 점을 감안하면, 매각가는 2000억원 초반에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김 회장은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국내 한계를 넘어 더 넓고 다양한 시장에서 고객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발굴·설계해 제공하겠다"며 "계열사 및 사업 부문 간 시너지 제고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IB(기업 금융), 자산 관리, 여신 등 모든 사업 부문에서 본사와 해외 현지 법인, 글로벌 파트너 간 연계를 강화하고, 상품 및 서비스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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