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63달러, 내년 3350달러 이를 것"…변동성 큰 시장에서 최적 투자처
안전자산 찾기에 금값 급등…"중앙은행들에 금은 달러보다 나은 준비자산"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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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올해와 내년 금값의 연평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미국의 무역정책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금값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ofA는 26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올해 금값이 온스당 3063달러(약 450만원), 내년 335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전 전망치인 2025년 2750달러, 2026년 2625달러에서 상향 조정한 것이다.

현재 금 현물 가격은 302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들어 15% 넘게 오른 셈이다.

올해 기록적인 금값 상승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무역정책으로 촉발된 경제적·지정학적 우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월 취임 이후 펼친 거센 관세정책은 위협, 번복, 지연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때로 부과 기한 몇 시간 전 정책이 바뀌는 등 즉흥적으로 결정되는 모습도 보였다.

BofA는 보고서에서 투자 수요가 10% 증가할 경우 금 현물 가격이 향후 2년 안에 35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

현재 여러 나라 중앙은행이 확보해놓은 외환보유고의 약 10%가 금이다. BofA는 중앙은행들이 이를 30% 이상으로 확대할 수도 있어 금값 지지의 중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의 재정긴축, 지정학적 긴장 완화, 국가간 협력 회복, 4월 2일로 예정된 좀더 정밀한 관세 조정 등이 금값 상승에 대한 주요 리스크라고 덧붙였다.

온스당 금값(달러) 추이 /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온스당 금값(달러) 추이 /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도대체 금값은 어디까지 오를까.

기록적인 금 랠리는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BofA는 지난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금에 106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4주 사이 기록된 가장 큰 유입액이다.

더 주목할 점은 BofA가 펀드 매니저들에게 물어본 결과 이들 가운데 58%는 금을 ‘무역전쟁이 본격화할 경우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꼽았다는 것이다.

다른 어떤 투자자산도 16%를 넘지 못했다.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금이야말로 최적의 투자처라는 것이다.

앞으로 4년 동안, 혹은 미국의 현 정책 기조가 유지되는 한 포트폴리오에 금을 포함하는 것은 계속 이익이 될 듯하다.

여러 전문가는 금이 점차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는 이유로 미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 문제를 지목했다.

미국의 국가 부채는 36조6000억달러에 달한다. 이에 미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높게 유지함으로써 실질적인 부채 부담은 줄이려 들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국 금값 상승을 더 부채질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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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은 지난 30년 동안 꾸준히 상승해왔다. 이는 미 국가 부채 증가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글로벌 자산 운용사 애버딘인베스트먼츠의 로버트 민터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전략 디렉터는 경제 전문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이론적으로 발행된 부채가 많아질수록 달러의 가치는 떨어진다"며 "다시 말해 금값이 오르는 게 아니라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이 단행한 경제 제재까지 더해지면서 경쟁국들은 미국이 통제할 수 없는 통화를 원하게 됐다. 이도 금 수요 증가의 배경이 되고 있다.

캐털리스트펀즈의 데이비드 밀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그래서 비동맹 국가들의 중앙은행으로서는 금이 달러보다 나은 준비자산"이라고 표현했다.

민터 디렉터는 이에 따라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을 계속 매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인 투자자들도 ETF 등을 통해 금 투자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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