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공식 조정 국면 진입…무역전쟁이 원인
"S&P500 15~20% 하락하면 트럼프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을 듯"
"시장이야말로 트럼프 권력 견제할 수 있는 마지막 실질 장치"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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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주식시장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3일(현지시간) 지난달 사상 최고치에서 10% 하락한 채 마감하며 조정 국면에 빠졌다.

투자자들은 이를 무역전쟁 탓으로 돌리고 있다.

처음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의 보호무역주의가 미 증시를 상승시키는 친(親)기업적 촉매제로 여겨졌다.

하지만 거듭되는 관세 발표와 철회는 투자자들에게 극복하기 어려운 도전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관세 우려가 시장을 흔들었다. 압박은 2월부터 더 심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와 무역전쟁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지난달 1일 이웃이자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인 두 나라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관세 위협이 더 심해지고 캐나다•유럽의 보복조치와 시장의 불확실성 고조로 변동성은 더 악화했다.

S&P500지수 추이 /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S&P500지수 추이 /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무역전쟁의 확산은 증시를 뒤흔드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경제학자들은 무역 제한 조치가 결국 미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하고 경제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경기침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증시는 몇 년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13일 경제 전문 방송 CNBC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고강도 관세정책과 맞물려 최근 자국 증시가 하락세를 보인 것과 관련해 "지난 3주간의 작은 변동성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며 "실물경제에 집중하고 있다" 밝혔다.

그러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올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50%로 보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로 수요가 감소함에도 오히려 물가는 오르는 현상) 우려도 증가했다.

그렇다면 언제 이런 증시 하락 압력이 사라지게 될까.

금융정보업체 BCA리서치의 마르코 파픽 수석 전략가는 13일 경제 전문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빠르게 무역전쟁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며 "S&P500지수가 15~20% 하락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을 완화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픽 전략가는 "경제가 침체에 빠지거나 가계가 빈곤하다고 느끼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입지를 잃게 된다"며 "따라서 증시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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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 관료 출신인 워싱턴 소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스먼드 라크먼 수석 연구원은 증시 폭락이 얼마나 빠르고 격렬하게 진행되는지가 문제이지 총 누적 하락폭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그는 "지난 몇 주 동안 벌어진 일이 이런 속도로 지속한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라크먼 연구원은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대법원도 6대3으로 보수 우위인만큼 금융시장이야말로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마지막 실질 장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주식을 팔아버릴 것"이라며 "지금 유일한 견제 수단이 바로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파픽 전략가는 "경제가 약화하고 증시가 흔들리면 오히려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편에 설 수 있다"며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이 장악한 권력의 모습은 불과 몇 달 안에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리수로 큰 대가를 치르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3개월 안에 레임덕 상태가 될 수도 있다"며 "공화당의 하원 다수 의석이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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