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중심 시장 변화 vs 유통 채널 독점 현상
다이소 전용 건강기능식품을 저가에 판매하겠다던 대웅제약, 종근당건강, 일양약품이 대한약사회 및 약사들의 강한 반발에 진퇴양난이다. 중견제약사인 일양약품은 판매 닷새 만에 철수를 결정내렸고, 약사들의 반발이 확산된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대한약사회는 다이소의 건강기능식품 판매와 관련해 소비자의 올바른 건강기능식품 선택과 상담을 저해하는 일부 제약사의 마케팅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약국가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으며 해당 제약사 제품에 대해 전량 반품 등의 보이콧 움직임이 보인다. 약국들 불매 조짐에 일양약품이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작년 염색약 판매에서도 비슷한 사례 …사과하고 판매중지
다이소에 대한 약국의 반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동성제약이 다이소에서 염색약 세븐에이트를 약국 공급가보다 3000원 저렴하게 판매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대한약사회가 중재에 나섰고 동성제약이 세븐에이트 출하 중지와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갑질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또한 일부 약사들은 SNS에서 공동구매 방식으로 비타민, 루테인, 유산균 등을 저가에 직접 판매하고 있어 논란도 일고 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에서 약사들이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약국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전국 200여개의 다이소 매장에서 '가격 부담이 적다', '접근성이 편리해졌다'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실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제약사들은 약국을 포함한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매출 다변화가 예상된다.
다이소는 화장품과 의류, 식품에 이르기까지 저가 전략을 통해 새로운 유통 채널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건기식 역시 다이소 판매를 위해 특별 제작된 것으로 성분과 함량을 조절해 가격을 3000원에서 5000원으로 끌어내린 것이 특징이다. 약국 판매 제품에 비해 가격이 6분의 1 수준이다.
◇제약사마다 대응 전략은 다르지만 외부 압박 심해
대웅제약은 셀프 메디케이션시대에 검증된 건강기능식품을 누구나 쉽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접할 수 있도록 '국민 건강 프로젝트: 누구나 건강할 권리가 있다'를 통해 다이소와 협력해 고품질 제품을 제공한다며 닥터베어 26종을 출시했다.
닥터베어는 △온 가족 맞춤형 올케어 솔루션 △대웅제약의 노하우를 담은 고품질 영양 설계 △합리적인 가격 △다이소 유통망을 통한 높은 구매 접근성이 특징이다.
닥터베어는 원료 선택부터 제조 과정까지 철저한 품질 관리를 거쳤다. 비타민C는 영국산, rTG 오메가3는 노르웨이산, 블랙마카는 페루산 등 엄선된 원료를 사용했다.
건강기능식품은 GMP(우수제조관리기준)를, 식품은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은 제조시설에서 생산되며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았다.
대웅제약의 경우 만반의 준비를 한 상태로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지속해서 공급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논의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양약품은 다이소에 △ 비타민C츄어블정 △ 쏘팔메토아연 △ 팝핑비타민C △ W프로바이오틱스 △ 비타민D 2000IU △ 칼마디아연망간 △ 잇앤큐 △ 저분자콜라겐1250 △ 비타민C1000㎎ 등 건기식 9종을 출시했다.
일양약품 측은 갑작스러운 철수 결정의 배경을 밝히지 않았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소비자 반응 확인 차원에서 시범적으로 소량 출시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종근당건강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10여종의 건기식을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였지만 철수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다이소 관계자는 "고물가시대에 고객들이 부담 없는 가격에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균일가로 상품을 출시했다"며 "일부 매장에서는 수요에 비해 물량이 적어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