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임원·사장단 승진까지 12.9년 걸려
오너일가 25.5%는 입사와 동시에 임원
국내 대기업 오너일가는 30대에 입사해 4.4년만에 임원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사와 함께 임원에 오르는 경우도 4명 중 1명으로 확인됐다.
2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결산 기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88곳을 대상으로 오너일가 경영참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오너일가가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대기업집단은 63곳, 인원은 총 212명(남성 175명·여성 37명)으로 집계됐다.
조사대상 대기업집단 오너일가 212명은 평균 30.4세에 입사해 4.4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일반 임원 중 상무 직급 임원의 평균 나이(2019년 9월말 기준)가 52.9세인 점을 감안하면 오너일가 임원 승진이 일반 직원에 비해 18.1년 더 빠르다. 212명 중 사장단 이력이 조사된 167명의 승진 소요기간은 12.9년으로 집계됐다.
성별 승진 평균 소요기간은 여성이 남성보다 빨랐다. 임원까지 1.3년, 사장단까진 1.7년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평균 30.0세에 입사해 임원 승진까지 4.6년, 사장단 승진까지 13.1년이 소요됐다. 여성은 평균 32.6세에 입사해 임원 승진까지 3.3년, 사장단 승진까지 11.4년이 걸렸다.
입사와 동시에 임원으로 승진한 인원은 전체의 25.5%인 54명이었다. 임원 승진까지 5년 미만(0년 포함)이 걸린 인원의 비중도 59.4%(126명)다. 입사와 동시에 임원에 오른 오너일가가 5명 이상인 그룹은 영풍, OCI 등 2곳이 유일했다. 3명인 곳은 신세계와 현대해상 등 2곳이었다. 2명인 곳은 롯데, 두산, KCC, 세아, 유진, 대신증권, 한솔 등 7곳이다. 1명인 곳은 총 24개로 삼성, 현대차, LG, 한화, GS, LS, 미래에셋, 금호아시아나, 효성, 호반건설 등이다.
입사와 동시에 바로 사장단에 오른 오너일가의 비중은 전체의 4.2%로 김주원 DB그룹 부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 등 7명이다.
입사 후 임원 승진까지 가장 오래 걸린 인물은 SK그룹의 박장석 SKC 전 상근고문이었다. 박 상근고문은 1979년 SK네트웍스 입사 후 16년 만인 1995년 임원으로 승진했다. 구자용 E1 대표이사 회장(15.8년), 구자엽 LS전선 회장(14.6년 소요)과 허명수 GS건설 전 부회장(14.3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사장단 승진까지 가장 오래 걸린 인물은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이었다. 신 의장은 1973년 롯데호텔 입사 후 34.9년 만인 2008년에 사장단으로 승진했다. 이 외에 박석원 두산 사장(27.8년), 구자엽 LS전선 회장(27.2년), 박형원 두산밥캣코리아 사장(26.8년), 김상헌 DN그룹 회장(26.0년) 등이 25년이 넘는 시간 만에 사장단에 올랐다.
김근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