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美경제성장 전망에 의문…이민정책도 경제 불확실성 더 가중시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하는 정부효율부(DOGE)의 감원정책으로 최대 30만개의 연방 일자리들이 사라질 수도 있다. 이는 광범위한 연쇄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하는 정부효율부(DOGE)의 감원정책으로 최대 30만개의 연방 일자리들이 사라질 수도 있다. 이는 광범위한 연쇄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 정부의 광범위한 지출 삭감 추진 속에서 연방 정부 공무원 수만명이 해고 대상으로 지목되자 투자자들은 미 경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뉴욕 주식시장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현재 사상 최고치에서 불과 2%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21일(현지시간) 미 경제를 지탱하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급격히 꺾이고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팽창하면서 일단 던지고 보자는 투매 심리가 확산했다.

이날 미 소비자들의 경제 신뢰도를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가 2월 들어 급락하며 금융시장 전반이 출렁거렸다.

미시간대학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64.7로 집계됐다. 이는 1월 71.7에서 7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또한 지난 8일 발표된 2월 예비치 67.8과 시장 예상치 67.8을 모두 밑돌았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급등한 점도 시장을 불안하게 만든 요소다.

2월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 확정치는 4.3%로 전월 3.3% 대비 1.0%포인트 급등했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3.5%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 불확실성도 급등했다. 1년 불확실성은 전달 7.6%포인트에서 9.5%포인트로, 5~10년 불확실성은 전달 6%포인트에서 8.2%포인트로 각각 높아졌다.

경제 데이터의 약세로 촉발된 광범위한 매도세는 팔란티어와 월마트처럼 개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 등 고평가 주식에 타격을 줬다.

사진=AFP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예상보다 부진한 S&P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 데이터는 경제성장 둔화를 시사했다.

경제 연구 컨설팅 업체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새뮤얼 툼스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4일 공개한 PMI 설문조사 노트에서 올해 1분기 미 국내총생산(GDP)이 2%로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2024년 4분기 3.2%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다.

툼스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연방 지출 삭감과 관세의 심각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주목하며 지출마저 연기하고 있다"고 노트에서 밝혔다.

연방 지출 삭감에 대한 불확실성은 정부효율부(DOGE)의 연방 인력 감축 캠페인으로 더 심화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하는 DOGE의 감원 정책으로 최대 30만개의 연방 일자리들이 사라질 수도 있다.

이는 전체 취업자 수 1억6000만명에 비하면 적은 규모일지 모른다. 하지만 광범위한 연쇄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주말 공개한 노트에서 "연방 공무원 한 명당 두 명의 계약직 근로자가 존재한다"며 "따라서 해고 규모는 최대 10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주시하며 해고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미치기 시작하는 시점은 언제쯤일지 가늠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해고 증가가 향후 몇 주 동안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더 끌어올릴 것"이라며 "실업률 상승은 금리, 주식, 신용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민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미 경제성장에 역풍으로 작용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이민 단속 및 관세 부과 등 즉각적인 정책변화가 성장에 부담을 주는 반면 인플레이션 완화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는 또 성장 논쟁 촉발 요인들이 최근 몇 주 동안 S&P500지수가 강력한 저항선인 6100 돌파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정책 불확실성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은 1분기 GDP 성장률을 2.3%로 추정했다. 이는 2월 초 3.9%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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