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기타법인 연초 이후 2.7조, 1.8조원 순매수
기타법인 순매수 三電 자사주 매입 영향
금융지주 등 이달 들어 자사주 매입 본격화
국내 증시 주요 수급 세력으로 연기금과 함께 기타법인이 주목받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들의 이탈이 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기타법인의 매수세로 잡히면서 지수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 된 만큼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금융지주들이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하방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7554억원을 순매수 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30거래일 연속 사자 행보를 이어간 거다. 주목받는 곳은 또 있다. 기타법인이다. 기타법인의 연초 이후 순매수 규모는 1조8217억원이다. 해당기간 순매도 움직임을 나타낸 건 단 두 번 뿐이다.
반대로 연초 이후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7248억원, 1조7471억원을 순매도 했다. 연기금과 기타법인이 국내 증시를 쌍끌이 한 거다.
기타법인은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을 제외한 국내 법인을 말한다. 상당부분이 기업의 자사주 매입 물량으로 해석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기타법인의 매수세가 강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15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 등을 위해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의결한 바 있다. 우선 3조원어치 자사주는 3개월(2024년 11월 18일~2025년 2월 17일)내에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장내 매수 방식으로 매입돼 소각 예정인 자사주는 보통주 5014만 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기타법인의 일평균 순매수액도 크게 늘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10월 기타법인의 일평균 순매수액은 223억원에 불과했으나 11월에는 579억원으로 두 배 늘었다. 또 12월은 767억원, 1월 563억원, 2월에는 13일 기준 873억원을 기록하는 등 10월 대비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지난 11월 14일 종가기준 5만원이 무너지며 부진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자사주 매입 이후 회복하며 5만6000원선으로 오른 상태다.
11월 15일 이후 14일까지 삼성전자 기타법인의 순매수 규모는 2조7000억원, 삼성전자 우선주는 3100억원으로 작년 약속했던 3조원에 다다른 상태다. 실제 지난해 11월 14일 이후 이달 13일까지 이어졌던 삼성전자 기타법인의 순매수 행보는 14일 순매도로 돌아섰다. 삼성전자가 약속했던 3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 된 만큼 기타법인의 순매수세는 금융지주들이 바통을 이어받을 전망이다.
신한지주는 지난 7일부터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했고, 10일에는 BNK금융지주가 4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매입 신탁계약을 맺었다. 또 우리금융지주는 11일부터 1500억원을, KT는 이날부터 2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에계약을 한 상태다. KB금융은 2월 5일부터 5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직접 장내 매입해 소각한다. 실제 이날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종료에도 기타법인의 순매수액은 221억원을 기록하며 플러스 행보를 이어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증시 하방을 지지하는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다"면서 "다만 미국발 무역분쟁과 같은 변수들이 존재하고 있고, 반도체와 같은 주도주들의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 흐름을 무조건 낙관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시장은 긍정적인 흐름을 예상했다. 그는 "코스피는 관세와 물가, 탄핵 등 국내외 불확실성 변수들이 완화되며 극심한 저평가 영역에서 벗어났다"면서 "4분기 실적시즌 종료는 실적에 대한 불안심리 진정으로 이어지며 미래의 예상 주당순이익( EPS) 안정 및 상승 반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전히 글로벌 증시 대비 저평가 영역에 위치한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정상화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미국 증시는 다른 차원의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진행중에 있어 비 미국(Non-US)으로 향했던 자금의 (한국으로)이동 시 코스피의 유동성 환경 또한 개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