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세대 '골든지갑'을 열어라]
고령화와 건강 트렌드가 만난 미래 먹거리
저염ㆍ저당 선호…식품 산업 '신 패러다임'
국내 케어푸드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 3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 사회 진입과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케어푸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식품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014년 7000여억원이던 국내 케어푸드 시장 규모는 7000억원에서 6년여만인 2020년 2조원으로 급증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케어푸드는 과거 환자와 고령자를 위한 특별식에서 시작했지만 현재는 일반 소비자용 맞춤형 영양식까지 그 범위를 크게 확장하고 있다. 저염·저당 식단, 다이어트식, 산모식 등 다양한 제품군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 성장의 배경에는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구조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3%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특히 1인 가구의 증가와 건강에 대한 개인의 관심 증가는 케어푸드 시장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
주요 식품기업들도 이러한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 현대그린푸드, 매일유업, 오뚜기 등 대형 식품기업들이 케어푸드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단순한 제품 생산을 넘어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 식사 솔루션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2015년 론칭한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헬씨누리'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소담한상'이라는 간편식 세트를 통해 '튼튼한상(칼슘)'과 '고기한상(단백질)' 두 가지 옵션을 제공하며 각 세트에는 부드러운 식감의 연화식 5종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튼튼한상'에는 해조칼슘 분말을 함유한 불고기계란, 연잎콩카레, 유니짜장 등의 덮밥소스와 견과류 멸치볶음, 연근조림이 포함돼 있다.
CJ프레시웨이는 또한 '헬씨누리 스마트카트'를 개발해 의료기관이나 요양시설에서 식사의 보온·보냉 기능을 강화하고 조리 직후의 상태를 유지한 채 배식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그린푸드는 2020년 B2C(기업소비자간거래) 케어푸드 브랜드 '그리팅' 브랜드를 통해 케어푸드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연화식 개발에 주력해 씹는 기능이 약한 고령자를 위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포화증기 조리기를 도입해 재료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아워홈은 2013년에 건강 식자재 브랜드 '케어플러스'를 론칭했다. 이 브랜드는 저염, 저당, 무합성첨가물, 기능성 식재료 등을 특징으로 하며 주로 B2B 채널을 통해 오피스와 병원 등에 직원식, 환자식 등으로 공급되고 있다.
특히 아워홈은 2017년 국내 최초로 효소를 활용한 선진 연화기술을 개발해 고령자를 위한 고기와 떡, 견과류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기존의 열로 쪄내는 증숙 방식에 비해 영양 손실이 적고 부드러움이 균일하게 유지되며 맛과 식감을 살리면서도 소화를 용이하게 한다.
매일유업은 '메디웰' 브랜드를 통해 50여 년간 축적한 영양식 기술력을 바탕으로 환자식과 고령친화식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2007년 대웅제약과 함께 설립한 '엠디웰아이엔씨'를 통해 의료 영양 전문성을 확보하며 최근에는 영양강화와 패키지 디자인 개선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오뚜기 역시 케어푸드 시장에 새로운 접근법을 선보이고 있다. 메디푸드 스타트업 '잇마플'에 지분 투자를 통해 당뇨, 암 등 특정 질환자를 위한 맞춤형 건강식 개발에 나섰으며 '맛있저염', '맛있저당' 등의 특화 브랜드를 통해 건강한 식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풀무원은 2023년 론칭한 B2C 도시락 구독 서비스 '디자인밀'을 통해 케어푸드를 선보이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시니어케어'와 당뇨 및 암환자 대상의 '메디케어' 등 다양한 제품군을 구축했다.
전문가들은 케어푸드 시장이 단기간의 유행이 아니라 장기적인 산업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 혁신을 통해 맛과 영양, 그리고 섭취 편의성을 모두 갖춘 케어푸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연성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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