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주총회 전, 주주들 의식한 사전 언론전
이사회 10명 중 '3인 연합' 측 6명에 대한 견재
가족 경영권 분쟁 중에도 R&D는 '진심'
오는 19일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가 다가오면서 3인 연합 측과 형제 측의 신경전이 점차 날카로와지고 있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박재현 대표 해임안'을 두고 양측은 언론을 통해 사실과 다른 부분을 잡겠다고 알림문을 배포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진행중이다.
먼저 한미약품은 12일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내이사 또는 임종윤 이사 측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일부 언론을 통해 기사화하는 사례들이 중복되고 있다"며 이를 반복하는 내용의 알림문을 배포했다.
한미약품은 '북경한미약품 종합기지 착공 성과의 공을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가 가로챘다'는 내용의 보도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먼저 "북경한미약품 종합기지 착공 프로젝트는 3년여 전 본격화된 사업으로 당시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인 송영숙 회장과 이관순 부회장이 부지 매입 계약을 체결하면서부터 시작했고 한미약품그룹 전략기획실(임주현 부회장)이 사업성 검토와 착공 일정 등을 세밀히 진행하고 근거에 기반한 자금 조달 계획을 통해 사업비를 효율화해 불필요한 자금 낭비를 미연에 방지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추진했다"는 주장이다.
양측은 임시주주총회 전 소액주주와 국민연금 등 주주들의 시선을 의식한 사전 언론전으로 분석된다. 이번 임시주총의 안건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해임 안건과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 사내이사 선임 건'이 다뤄진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총 10명으로 3인 연합측 송영숙 회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대주주 연합 측 인물이 6명이고, 형제 측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측이 4명이다. 이에 형제는 모녀 측 인사들을 해임시키고 자신들의 사람인 박준석 부사장, 장영길 대표 등을 이사회에 진입시킨다는 계획이다.
또한 양측은 자신들을 지지하는 경영진들로 연합체를 꾸려 내부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임직원들의 마음을 잡아야 안정적인 경영, 직원들의 사기, 고객 신뢰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3인 연합측은 박 대표를 중심으로 7인 전문경영인 그룹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에는 △국내사업본부 박명희 전무 △신제품개발본부 김나영 전무 △R&D센터 최인영 전무 △글로벌사업본부 신해곤 상무 △팔탄사업장 제조본부 김병후 상무 △평택사업장 제조본부 김세권 상무 △제제연구소 임호택 상무다.
형제측 연합은 한미약품을 제외한 임종훈 대표를 중심으로 △박준석 부사장 △장영실 대표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 △이동환 제이브이엠 대표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 8인이다.
국민연금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13일 오후 회의를 열고 오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이사해임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한미약품 지분율은 9.4%로 한미사이언스(41.4%) 다음으로 높다. 국민연금은 한미약품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 지난달 주주명부폐쇄일 기준으로 보유 지분을 10.0%까지 증가했다.
현재 한미약품 지분은 한미사이언스가 41.42%로 대주주다. 이밖에 △국민연금 10.52% △신동국 7.72% △한양정밀 1.42% 등으로 구성됐고 소액주주는 약 39%다.
현재 경영권 분쟁의 균형은 형제들의 주식담보대출 상환 압박이 현실화되면서 3자연합 측으로 기우는 분위기속에서 연구개발(R&D)은 꾸준하게 투자를 이어가며 신약 개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미약품은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R&D)로 약 1537억원을 투자해 전년 1363억원 대비 12.7% 증가했다. 3분기까지 한미약품의 누적 매출액이 1조1439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매출액 증가폭의 2배 가까운 수준으로 R&D 투자를 늘렸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모두 19일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에 상정된 '박재현 사내이사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안'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