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화재, 電子 주식 매각 밸류업 재원 사용 기대감에 '↑'
거버넌스포럼 "시기 너무 늦어…10조 올해 전량 소각해야"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 15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약 10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매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이 유입되고 있다. 주가는 5%이상 올랐고, 삼성전자의 주식을 들고 있던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주식 매각을 통한 주주환원 기대감에 10% 이상 올랐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조건 환영하기보다 시기상 늦은 만큼 연내 10조원 전액 소각과 본연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사주 소각에 電子 말고도 생명·화재도 '↑'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98%(3200원) 상승한 5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 삼성전자는 1년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매입 후 소각 대상은 총 3조원 규모다.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며 이들 주식은 이날(18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3개월 내 장내 매수 방식으로 매입한 뒤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나머지 7조원은 활용 방안과 매입 시기를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 소식에 이날 삼성생명은 11.48%(1만1200원) 오른 10만8800원을, 삼성화재는 10.48%(3만5000원) 뛴 36만9000원을 기록했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상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이들 두 회사의 보유중인 삼성전자 지분률이 높아져 이를 매각할 수밖에 없고, 매각을 통한 재원을 기업 밸류업을 위해 쓸 수 있다는 증권가의 분석 때문이다. 3분기 말 기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주식 각각 8.51%, 1.49%를 보유중이다. 

NH투자증권은 삼성생명이 현 지분율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에 따른 초과지분 매각 예상금액은 3조원 소각 시 2284억원(15일 종가 기준), 10조원을 전부 소각할 경우 7612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금산법 상 삼성전자 지분 10%를 초과하게될 경우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거나, 초과지분의 매각이 필요하다"면서 "지난 2018년에도 삼성생명과 화재가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에 따른 초과지분을 동일 비율로 매각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지분이 재순환이 금지돼 매각해도 회계적 이익은 없지만 사측은 지난 2022년 컨퍼런스콜에서 회계와 무관하게 지분 매각차익은 주주환원 재원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며 "만약 삼성전자 지분 매각 시 매각 자금의 일부는 배당 혹은 자사주 등 어떠한 방식으로든 주주환원에 활용될 가능성이 존재하며 추후 발표할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주주환원 확대 방안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버넌스포럼 "10조 올해 전량 소각해야"·경쟁력 확보도 관건 

삼성전자의 이같은 통 큰 결정에도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사주 소각 시기가 너무 늦었다 거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거버넌스포럼)은 전날 논평을 통해 늦은 자사주 매입 시기와 규모가 기업 체격에 비해 작다고 꼬집었다. 

이남우 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발표가 너무 늦었다. 그동안 주주 고통 생각하면 이사회와 경영진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규모는 그동안 주가 하락 및 시총, 현금보유 및 현금창출능력 대비 너무 작다"면서 "올해 안으로 10조원 모두 매입해 즉시 소각하기를 권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당장 소각 예정인 3조원은 시총의 1%, 전체 10조원은 3%로 최근 수년간 주주들의 대규모 투자손실을 감안할 경우 턱없이 부족하다"며 "삼성전자 3분기말 현금 보유 104조원이며 올해 60조원 이상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의 창출이 예상돼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여력이 대단히 많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애플이 시총의 3%인 133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한 것을 빗댄 것이다. 여기에 포럼은 애플이 매년 배당 외에 시총의 3~4%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것처럼 지속적인 주주환원 계획도 내놓을 것도 요구했다. 

주주친화정책 외에도 현재 주가가 하락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인 경쟁력 재고도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업황 하락 싸이클이 이제 막 시작됐으며 삼성전자의 본원 경쟁력 회복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사례를 참고해보면 재사주 매입 효과보다는 실적 개선이 투자 심리 회복의 관건"이라며 "중장기 주가 흐름은 HBM 시장 내 기술력 제고, 메인스트림 전환 속도, 비메모리 실적 개선 여부, 모바일 수요 등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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