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각 관계사 이사회의 역할을 경영진에 대한 관리·감독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이사회 2.0'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지난 7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이사회 2.0'을 주제로 'SK 디렉터스 서밋(Directors' Summit) 2024'(이하 서밋)를 진행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서밋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과 SK그룹 13개 관계사 사외이사 50여명이 참석했다.

서밋은 지난 2022년부터 시작해 올해 세 번째로 진행됐다. 경영전략회의와 이천포럼,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등과 함께 SK 그룹의 주요 전략 회의 중 하나로 꼽힌다.

SK그룹 주요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은 거버넌스 체계 고도화를 위한 이사회 2.0을 메인 주제로 논의를 진행했다. 이사회 2.0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효율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기존 이사회의 기능을 바꾸고 권한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영진은 의사 결정에 집중하고, 이사회는 사전 전략 방향 수립과 사후 감독 기능 강화 등 업무 감독 중심으로 역할을 재정의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서밋에서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2.0 추진을 통해 이사회가 △중장기 전략 방향 설정 △경영진의 의사 결정에 대한 크로스 체크 △경영 활동에 대한 사후 감독 등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한편 SK그룹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은 그룹의 주요 현안과 미래 전략 방향에 대한 논의도 진행했다. 최근 시행한 CEO 세미나에서도 다뤘던 그룹의 주요 경영 과제와 함께 반도체, 인공지능(AI), 에너지 솔루션 등 핵심 사업들을 점검했다.

최태원 회장은 사외이사들에게 AI 사업 추진 계획과 운영개선(O/I·Operation Improvement)의 취지를 소개하며 "오는 2027년쯤 AI 시장의 대확장이 도래했을 때 사업 기회를 제대로 포착하기 위해서는 운영개선을 통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이사회는 기존 안건 의사 결정 중심의 역할에서 사전 전략 방향 설정과 사후 성과 평가 등으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창원 의장도 "이사회가 업무 감독 중심으로 역할을 확대해 경영진에 대한 균형과 견제를 이끌어 내고, 이사회 2.0을 넘어 궁극적으로 이사회 3.0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