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으로 4.5조 조달…인도 IPO 역사상 최대
"펀더멘털‧밸류에이션 볼 때 중장기 투자 적절" 
"IPO 조달자금으로 향후 인도 시장 전기차 확대"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BlinkShot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BlinkShot

현대차 인도법인이 22일(현지시간) 인도 증시에서 상장한 가운데 첫날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CNBC에 따르면 주당 1960루피에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현대차 인도법인 주가는 이날 1931루피 수준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장 초반 한때 공모가 대비 5.7% 가량 하락한 1848.65루피를 찍었던 주가는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하다가 현지시간 오후 3시 40분 1830루피로 다시 하락했다.

올해 인도 증시 상장 종목들이 거래 첫날 평균 39% 가량 올랐던 만큼 현대차 인도법인의 주가 약세는 두드러진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주가는 장중 7% 가까이 빠지며 2022년 상장 첫날 7.7% 가량 하락했던 인도 생명보험공사에 뒤따랐다.

당시 인도 생명보험공사는 기존 인도시장 최대 IPO 기록을 보유했는데 현대차 인도법인이 이번 IPO를 통해 33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조달하면서 인도 IPO 역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 시장 점유율 15%인 2위 자동차업체다. 

15∼17일 진행된 주식배정 청약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자동차 산업 냉각 우려 등으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지만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청약률이 200%를 넘겼다.

웰스밀스증권의 크란티 바티니는 "공모가가 희망공모가 밴드의 최상단에서 결정됐다"며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 인도법인의 펀더멘털(기초여건)과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을 고려할 때 단기적 접근보다는 중장기적 투자가 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대차가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달리 인도 시장에 진출한 지 30년가량 됐고 인도 정책 당국자들의 사고와 인도 소비자들의 성향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이번 IPO는 상장 기업이 신주를 매도하는 전통적인 IPO와는 달리, 모회사인 현대차가 보유한 인도법인 주식 8억1200만주 중 전체 지분의 17.5%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IPO를 위해 신주를 발행하지 않고 기존에 현대차가 갖고 있던 지분 일부를 시장에 판매하는 '공개 매각' 방식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청약이 저조한 배경에는 모기업이 IPO 수익을 모두 가져가는 데 대한 실망감도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매출 기준으로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제조사다.

1996년에 인도법인을 설립한 현대차는 1998년 타밀나두주 첸나이 공장에서 첫 모델 쌍트로를 양산하며 인도 자동차 시장에 진출했다.

첸나이에 현대차 1‧2공장이 있고 중부 아난타푸르에는 기아 공장도 있다. 지난해에는 탈레가온 지역 공장을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했다.

또한 현대차는 IPO 자금을 토대로 향후 인도에서 전기차 사업의 완전 현지화를 구상 중이다. 

전기차 라인업도 순차적으로 확대해 총 5개 차량을 판매한다는 목표다.

현재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서 인도차 볼륨 모델인 아이오닉5를 판매 중이며 다음 분기에는 크레타 전기차를 출시할 전망이다. 

인도 현지 고속도로 등에 17개 DC 충전소를 설치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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