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의 '노 랜딩' 시나리오가 주목받는 가운데 주시해할 지표
BofA, 0.8% 급증 예상…전문가들 예상치 0.2% 웃도는 수치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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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이 미 경제의 ‘노 랜딩’(no landing·경제가 침체나 소강 상태에 빠지지 않고 상당 기간 호황을 유지하는 것) 가능성을 높게 보는 가운데 다음 주목해야 할 데이터는 오는 17일(현지시간) 발표될 9월 소매판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0일 공개한 노트에서 9월 소매판매 데이터가 0.8%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들의 예상치 0.2%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BofA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렇게 큰 폭의 소매지출 증가라면 노 랜딩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성장이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키고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신속한 금리인하까지 막는 상황이 노 랜딩이다.

이는 강력한 경제를 시사한다. 하지만 높은 차입비용에 허덕이는 이들에게는 나쁜 소식일 수도 있다.

BofA의 애널리스트들은 월별 소매판매 데이터에 큰 변동성이 있다며 9월의 큰 폭 증가에 대해 우려할 이유는 없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매우 고무적인 미 국내총생산(GDP)과 국내총소득(GDI) 수정치, 폭발적인 9월 고용 보고서에 이어 강력한 소매 보고서도 최근 잇따른 ‘깜짝’ 경제 호조를 더 연장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BofA의 애널리스트들은 "한 달 전만 해도 미 경제가 침체로 향하는지, 연착륙으로 향하는지 종잡을 수 없었다"며 "그러나 소매판매가 상당히 가속화한다면 이야기의 방향은 노 랜딩, 심지어 재가속화 쪽으로 더 기울 수 있다"고 적었다.

연준이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 금리인하 사이클을 중단해야 할 경우 미국인은 더 높은 물가와 차입비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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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fA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지난 4일 발표된 9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보고서가 노 랜딩 가능성을 촉발한 이후 나온 것이다.

이날 미 노동부는 9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전월 대비 25만4000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31만개 증가 이후 6개월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9월 고용 증가폭은 8월 증가폭인 15만9000명 대비 크게 는데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5만명도 크게 웃돈 것이다.

경제 및 소득 성장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수정된 데이터에 따르면 2분기 GDP는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성장했다.

한편 10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보다 약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BofA의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9월 소매판매 데이터만으로 금리인하 사이클을 중단하기에는 충분치 않을 수 있다면서 "적어도 아직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들은 노동시장과 경제활동이 여전히 강세를 유지해도 연준은 앞으로 2~4차례 더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경제 강세가 지속한다면 금리인하 사이클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BofA의 애널리스트들은 "금리가 4%에 가까워졌을 때 경제활동이 여전히 급증하고 있다면 연준은 통화정책이 더 이상 긴축적이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BofA의 9월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소비 데이터를 집계해본 결과 특히 백화점, 잡화점, 의류매장에서 큰 폭의 지출 증가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허리케인 ‘헐린’이 상륙하기 전 미 동남부의 소비자들이 식료품 사재기에 나서 일시적인 지출 증가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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