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기반 '덴트' 토큰으로 모바일 데이터 거래·공유
전 세계 100여개국 거래 생태계 구축…데이터 낭비 줄여
"KBW 기간 동안 원활한 네트워킹을 할 수 있도록, 덴트(DENT Wireless)에서 제공하는 무료 10GB eSIM 코드를 선착순 5000분에게 제공합니다."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KBW)를 앞둔 지난 1일 이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처음에는 흔한 마케팅 메시지인 줄 알았지만,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거래"라는 문구가 내 관심을 끌었다. 덴트 토큰을 통해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데이터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단순한 마케팅이 아닌 블록체인의 실제 활용 사례를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덴트 앱을 설치해 사용해보기로 했다.
우선 플레이 스토어에서 덴트 앱을 다운로드하고, 이메일로 받은 코드를 입력하니 곧바로 eSIM이 활성화됐다. eSIM(embedded SIM, 임베디드 가입자 식별 모듈)은 기존의 물리적 SIM 카드를 대체하는 디지털 SIM으로, 물리적 카드를 교체할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요금제나 네트워크 설정을 손쉽게 변경할 수 있다. 듀얼 SIM을 지원하는 최신 스마트폰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구형 기기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설정 후 자동으로 데이터 연결이 이뤄졌고 메신저, 지도, 이메일 등 필수 앱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현지에서 유심을 따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출장이나 여행에서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게 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데이터를 초과해서 사용했을 경우에는 덴트 앱 내에서 바로 추가 데이터를 구매할 수 있어, 필요에 따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충전할 수 있었다.
덴트(DENT)는 2017년 테로 카타자이넨(Tero Katajainen)에 의해 설립된 모바일 데이터 거래 플랫폼이다. 덴트는 비효율적인 모바일 데이터 사용과 높은 로밍 요금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둔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데이터가 사용되지 않고 만료되며,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크다. 시스코(Cisco)의 연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매달 72억기가바이트의 데이터가 사용됐고, 약 4억8000만달러의 데이터가 만료됐다. 덴트는 이러한 낭비를 줄이고, 데이터를 사고팔 수 있는 글로벌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사용자들이 필요 이상의 데이터를 구매하지 않도록 돕는다. 덴트의 목표는 사용자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덴트는 이더리움 기반 덴트 토큰(DENT)을 사용해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모든 거래는 블록체인에 기록되어 투명하게 관리되며, 덴트 토큰을 사용해 데이터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또한, 덴트는 덴트X(DENTX) 토큰을 도입해 사용자가 이를 스테이킹해 추가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 거래뿐만 아니라 경제적 혜택도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덴트는 단순한 데이터 제공 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모바일 데이터의 공유 경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데이터 요금이 비효율적으로 높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통신사와 협력하여 글로벌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덴트의 목표다.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서 서비스를 확장해 모바일 데이터를 더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덴트의 공동 창립자인 테로 카타자이넨은 "데이터는 현대 사회의 필수 자원이며,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덴트는 더 많은 지역에서 혁신적인 데이터 거래 생태계를 구축하여, 모바일 데이터의 패러다임을 바꿔 나갈 것이다.
덴트 관계자는 "덴트 eSIM은 단순한 데이터 서비스가 아닌, 블록체인 기술과 데이터 거래의 혁신적 결합을 보여준다"며 "블록체인 기반의 투명한 거래 시스템과 덴트 토큰의 스테이킹 보상 시스템은 덴트 eSIM을 단순한 데이터 제공 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데이터를 거래하고 공유하는 미래로의 가능성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