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의 법칙' 제시한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삼 박사 "0.50%p 인하" 촉구
인플레 개선과 노동시장 둔화가 대폭 인하 이유…"美 경제 침체 아냐"
경기침체 지표인 ‘삼의 법칙(Sahm Rule)’을 제시한 경제학자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코노미스트로도 활동한 바 있는 클라우디아 삼 박사(사진)는 연준이 다음주 0.50%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반드시’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삼 박사는 13일(현지시간) CNBC 방송의 비즈니스뉴스 프로그램 ‘스쿼크박스’와 인터뷰하면서 인플레이션 데이터만으로도 연준이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이유가 충분하며 최근 고용시장에서 둔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달 연속 좋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얻었다"며 "그 자체로도 다음주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정당화할 수 있으며 이후 일련의 금리인하가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연방기금금리가 5%를 넘은 지 1년이 넘은데다 7월 고용 보고서가 약세를 보였고 최근의 고용 성장률이 급격히 하향 수정된 상황에서 연준은 큰 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게 삼 박사의 주장이다.
그는 "어떤 면에서 보면 그냥 재조정하는 것"이라며 "추가 정보를 정리하고 0.50%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뒤 추가 인하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추가적인 경기 약화나 냉각은 원치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경기 냉각 추세가 이미 자리잡았고 이것이 이어지는 한 고용은 계속 줄고 실업률은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경제는 2023년 1월부터 비농업 부문에 월 평균 22만4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했다. 하지만 최근 5개월간 이 수치가 평균을 밑돌았다.
실업률은 2023년 1월 3.4%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꾸준히 상승해 지난달 4.2%에 도달했다. 직전 7월에는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인 4.3%를 기록한 바 있다.
연준이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와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투자자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13일 아침 기준으로 0.25%포인트 금리인하와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거의 50 대 50으로 나뉘었다.
삼의 법칙은 실업률을 근거로 경기침체 여부에 대해 판단하는 지표다.
이 지표에 따라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이전 12개월 중 최저치보다 0.5%포인트 높으면 경제가 침체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한다.
거시경제학 및 가계금융 전문가인 삼 박사는 지난달 하순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 인터뷰에서 "노동력 수요가 더 약화하면 실업률이 올라가 경기침체로 치닫게 될 위험 지역에 충분히 근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삼 박사는 삼의 법칙이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업률 상승이 노동수요 감소가 아닌 노동공급 증가로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고용률이 다시 하락해 실업률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이는 경기침체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똑같이 심각하지만 전혀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삼 박사는 미 경제가 침체에 처한 건 아니라고 주장한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3.0% 성장하는 등 최근 경제성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GDP나우 모델로 예측한 3분기 경제 성장률은 2.5%로 예상됐다.
경기침체는 일반적으로 두 분기 연속 GDP 성장률이 음수일 때로 정의한다.
삼 박사는 "미 경제가 현재 침체에 빠진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가 아니라 "0.50%포인트 인하해야 할 강력한 근거가 있다"고 발언했다.
그렇게 해야 연준의 정책을 ‘재조정’하고 지나치게 약해진 고용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삼 박사는 "최대 고용 달성이 연준의 임무이지 ‘경기침체 방지’가 아니지 않느냐"라고 반문한 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만큼만 고용시장 약화를 허용해야 하는데 지금은 균형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삼 박사는 많은 이들이 7월에 이미 정책완화가 시작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금 큰 폭의 금리인하야말로 연준을 정상 궤도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 박사는 2019년 삼의 법칙을 공개한 이후 10년 이상 몸담은 연준에서 나와 2020년부터 지금까지 SAHM(Stay-at-Home Macro)컨설팅 운영에 전념하고 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