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30일 열린 2분기 실적 기자대상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정 기자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30일 열린 2분기 실적 기자대상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정 기자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이 갑작스러운 기업 부도 등의 상황에 대비해 저축은행 업계가 충분한 충당금을 쌓아 놓았다고 밝혔다.

오 회장은 30일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올해 2분기 기자대상 실적 설명회에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당기순이익 10조원을 기록했으며 저축은행업계가 충분히 감내할 만한 자본구조를 가지고 있다"면서 "부실자산 정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부실자산에 대해 대손충당금 30%를 쌓아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등급 채권 부실자산 1조4000억원, D등급 채권 부실자산 3조2000억원에 대해 이처럼 충당금을 쌓아왔다"며 "30% 손해가 발생한다고 가정해도 지금 비용에서 다 커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 회장은 이어 "자본적정성 비율로 봐도 경영안정성 지표인 BIS비율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자본비율도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고 유동성비율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기업이 자본 유동성이 부족하거나 경영실적이 계속 악화돼 자본잠식으로 갑자기 무너질 경우에 대비해 저축은행 업계가 지속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축은행 업계의 가장 큰 관건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와 토지담보대출 관련 부실자산을 정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2분기 저축은행 실적은 경기회복 지연과 금융시장 불확실성 지속 여파 등으로 인한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를 유지하며 여‧수신 규모가 지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저축은행 총자산은 120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6000억원(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은 98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조2000억원(3.1%) 줄었다. 여신은 보수적인 여신취급과 부실채권 해소를 위한 매각‧상각 확대 등 적극적인 리스크관리 강화로 감소했다.

기업대출이 51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조5000억원(8.0%) 감소했고 가계대출은 38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000억원(0.8%) 증가했다.  

수신은 100조9000억원으로 2조8000억원(2.8%) 감소했다. 수신은 여신축소로 인한 신규 자금유치 필요성 저하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자기자본은 14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00억원(0.5%) 감소했다. 자기자본은 증자 등을 통한 자본 확충(3000억원) 노력을 통해 당기순손실 발생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은 소폭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3804억원으로 전년 동기 965억원 손실에서 2839억원 손실폭을 확대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2261억원 손실폭이 늘었다.

수신 축소 및 금리 안정화 기조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이자비용이 5429억원 감소했으나, 여신 축소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5461억원) 및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에 따른 대손충당금 전입액 증가(3962억원) 등의 영향으로 손실이 확대됐다.

연체율은 8.36%로 전분기 대비 0.44%포인트 하락해 건전성이 소폭 악화됐다.

부실채권 감축을 위한 적극적인 매각 및 상각 등의 자구노력을 통해 전분기 대비 연체율이 하락했다. 

다만 여신감소로 인한 모수 효과와 채무자 상환능력 저하로 인한 신규연체 발생 등의 부정적 요인으로 매각 및 상각 효과는 일부 반감됐다. 여신감소로 인한 모수효과를 제외할 경우 연체율은 약 8.2% 수준이다.

기업대출은 11.92%로 전분기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은 4.80%로 전분기 대비 0.45%포인트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52%로 전분기 대비 1.20%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자구노력을 통해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영업환경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연체율 상승 가능성이 내재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BIS비율은 15.04%로 전분기 대비 0.35%포인트 상승하며 경영안정성이 소폭 강화됐다.

BIS비율은 당기순손실에도 불구하고 자본확충 노력과 적극적인 리스크관리를 통한 위험가중자산 축소로 전분기 대비 상승했다.

유동성비율은 231.79%로 법정기준 100% 대비 131.79%포인트 초과했다. 자금 변동성에 대비해 법정기준을 충분히 초과해 보유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3.54%로 법정기준 100% 대비 13.54%포인트 초과했다. 모든 저축은행이 법정기준 대손충당금적립률을 초과해 적립했다.

저축은행 업계의 올해 상반기 38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이 발생했으며 오 회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적자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병주 저축은행중앙회 상무는 "상반기 저축은행중앙회를 중심으로 공동펀드를 5200억원 규모로 조성해 대부분 집행했다"며 "개별 저축은행 차원에서도 펀드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익 관련 문제는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해당 방안이 마련되면 운용 사업평가에 따라 부실 분류 사업에 대해 경‧공매 등 정리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상무는 "저축은행 인수‧합병(M&A)에 대한 개선을 검토하고 있는데 구조조정 목적이 아니라, 저축은행 경비 절감 차원"이라며 "저축은행들의 경쟁력 강화의 일환이지, 구조조정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중채무자의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 방안에 대해서 최 상무는 "금융회사와 저축은행들의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관련 충당금이 강화되면 서민들에 대한 자금공급이 더 위축될 수 있으므로 당국에 이런 부분을 유예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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