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의 대다수 투자자, 9월 0.25%p 인하 예상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삼 "노동력 취약성 감안할 때 0.50%p 인하해야"
제레미 시겔 전 교수 "현 정책, 중립금리 초과해 경기침체 위험"

22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경제정책 심포지엄이 개막한 가운데 행사장에 온 복수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구성원도 9월 기준금리 인하 개시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시장 안팎에서는 23일 오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 중 통화정책 변화와 관련해 어떤 힌트를 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 사진=A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경제정책 심포지엄이 개막한 가운데 행사장에 온 복수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구성원도 9월 기준금리 인하 개시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시장 안팎에서는 23일 오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 중 통화정책 변화와 관련해 어떤 힌트를 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 사진=AP연합뉴스

미국의 월스트리트에서는 금리인하가 곧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경제정책 심포지엄이 개막한 가운데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되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중도파로 평가되는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등 행사장에 온 복수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구성원도 9월 기준금리 인하 개시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인하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대다수는 최근의 고용 및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들어 9월에 0.25%포인트 인하가 적절하다는 데 동의한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금리인하에 나서곤 한다. 경기둔화 조짐이 보일 때도 금리를 내린다.

7월 고용 보고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온데다 실업률이 갑자기 4.3%로 상승하면서 기준금리가 너무 높은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어 21일 고용 지표가 하향 수정되자 투자자들은 정책 완화가 필요하다고 더욱 확신하기에 이르렀다.

2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마감 무렵 75.5%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 때의 62%에서 급등한 것이다. 그만큼 0.50%포인트 인하 확률은 위축됐다.

월스트리트의 투자금융 분석 전문 업체 울프리서치는 "연준이 6월 경제전망요약(SEP)에서 그린 것보다 고용이 더 빨리 약해지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9월 금리인하를 시사할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발표될 4가지 주요 경제지표를 고려하면 0.25%포인트 이상의 인하폭은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침체 지표인 ‘삼의 법칙(Sahm Rule)’을 제시한 경제학자로 연준의 이코노미스트로도 활동한 바 있는 클라우디아 삼 박사는 20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0.25%포인트가 아니라 "0.50%포인트 인하해야 할 강력한 근거가 있다"고 발언했다.

그렇게 해야 연준의 정책을 ‘재조정’하고 지나치게 약해진 고용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삼 박사는 "최대 고용 달성이 연준의 임무이지 ‘경기침체 방지’가 아니지 않느냐"라고 반문한 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만 고용시장 약화를 허용해야 하는데 지금은 균형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삼 박사는 많은 이들이 7월에 이미 정책완화가 시작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금 큰 폭의 금리인하야말로 연준을 정상 궤도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의 법칙은 실업률을 근거로 경기침체 여부에 대해 판단하는 지표다.

이 지표는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이전 12개월 중 최저치보다 0.5%포인트 높으면 경제가 침체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한다.

거시경제학 및 가계금융 전문가인 삼 박사는 지난달 하순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 인터뷰에서 "노동력 수요가 더 약화하면 실업률이 올라가 경기침체로 치닫게 될 위험 지역에 충분히 근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삼 박사는 2019년 삼의 법칙을 공개한 이후 10년 이상 몸담은 연준에서 나와 2020년부터 지금까지 SAHM(Stay-at-Home Macro)컨설팅 운영에 전념하고 있다.

클라우디아 삼 박사 / 사진=삼컨설팅
클라우디아 삼 박사 / 사진=삼컨설팅

저명 경제학자인 제러미 시겔 와튼스쿨 전 교수(재무학)도 삼 박사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22일 CNBC 인터뷰에서 "연준이 감수하지 않아도 될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며 "금리를 더 일찍 인하할수록 경기침체와 심각한 경기둔화 가능성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5.25~5.50%인 연방기금금리가 추정 중립금리와 비교해 지나치게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차입비용이 더 이상 인플레이션과 고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시겔 전 교수는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통화정책이 불필요하게 긴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중립금리를 현재 연방기금금리보다 훨씬 낮은 2.8%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역사적으로 중립금리보다 1.00%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10년 만기 국채금리에 기반한 것이다.

중립금리란 물가 상승이나 하락 압력 없이 잠재적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이론적 금리 수준이다.

다른 견해도 있다.

21일 자산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여전히 강하다는 증거가 있는만큼 연준이 정책을 조정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장 안팎에서는 23일 오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 중 통화정책 변화와 관련해 어떤 힌트를 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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