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8 공급대책, 집값 안정에 미칠 영향 주목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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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강북의 외곽지역까지 확산하고 있다.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월별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신고 해제 건 제외)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813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 거래량(7268건)의 93.7%에 해당하는 수치다. 7월 거래 신고기한이 이달 말까지라는 것을 고려하면 지난달 거래량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 12월(7496건)을 넘어 2020년 7월(1만661건) 이후 4년 만에 최다 거래량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에는 양천구와 '노도강' 등의 거래량 상승이 눈에 띈다. 특히 양천구의 6월 거래량은 265건이었지만 지난달 거래량은 이날 기준 381건(43.8% 상승)에 달한다. 이어 노원구(550건·26,7% 상승)·강북구(118건·21.6%)·동작구(375건·14.0%)·도봉구(186건·12.0%) 등도 7월 거래 신고건수가 6월 거래량을 넘어섰다.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는 지난 3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2월 2540건에서 3월 4218건으로 66.1% 늘어난 데 이어 4월 4433건, 5월 4944건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시중금리가 내리기 시작했고, 1년 가까이 전셋값이 오르면서 전세 대기 수요의 매매 전환도 일어났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거래가 늘더니 6월부터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강동·동작·광진구 등준상급지로 매수세가 확산하기 시작했다.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를 매도한 뒤 준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거래량 증가는 일반적으로 가격 상승을 동반한다. 매수 가능한 매물이 줄고, 거래 경쟁이 일어나서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7822건으로 한달 전(8만1495건)보다 4.6% 줄었다. 상승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거래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7곳에서 지난달 상승 거래(종전 거래가격과 비교해 가격이 올라 거래된 것)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이는 해당 지역의 거래 절반 이상에서 가격 상승이 나타났다는 의미다. 이런 지역은 6월 14곳에서 양천구(52.5%)·은평구(51.1%)·노원구(50.4%) 등 3곳이 더 늘어났다. 서울 전체의 아파트 상승거래 비중도 지난 5월 46.1%, 6월 50.3%, 7월 51.7%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전셋값 상승과 공급 부족 우려, 분양가 상승 등으로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매수심리를 자극한 영향"이라며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정부가 내놓은 주택 추가 공급 대책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일 서울과 인근 그린벨트를 풀어 값싼 아파트를 공급하고,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 '8·8 공급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용면적 85㎡ 이하, 수도권 5억원 이하 빌라는 청약 시 주택 수에서 빼주고, 신축 빌라나 오피스텔 등에 대한 세제 혜택도 연장하기로 하면서 아파트에 집중되고 있는 매수세가 비아파트로 분산될 지 주목된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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