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 "연준, 약한 경제 데이터에 연말까지 예상보다 많이 금리 인하할 것"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 증가와 ISM PMI 하락이 경고 신호
1일 미 10년물 국채금리 6개월만에 처음 4% 아래로 떨어져
미국 경제가 경기둔화 임박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예상보다 많은 회수의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경제 조사업체 ING이코노믹스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데이터가 경제에 대해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공개한 노트에서 밝혔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7월 21∼2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9000건으로 지난해 8월 첫째 주간 25만8000건 이후 약 1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7월 14∼20일)도 187만7000건으로 2021년 11월 이후 약 2년 8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아 고용이 악화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7월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6.8로 시장 예상치 48.8도 밑돌아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ISM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을 상대로 신규 주문, 생산, 고용, 재고 등에 대해 설문조사한 것이다.
이는 경기동향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가 된다. 이 수치가 50보다 크면 경기 확장을, 그보다 작으면 경기 수축을 나타낸다.
ISM PMI의 하위 지수인 고용지수는 43.4로 전달 대비 5.9포인트 급락해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를 자극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직후인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다.
나이틀리 이코노미스트는 ISM PMI의 급격한 둔화가 "급속한 경기둔화의 위험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발표된 데이터가 "연준이 올해 0.75%포인트 이상의 금리인하로 통화정책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믿음을 시장에 심어줬다"고 덧붙였다.
몇 주 전만 해도 시장은 연준이 연말까지 0.25%포인트 인하를 한두 차례 단행할지 확신조차 못했다.
그러나 이날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3.9%대로 하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가 4%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초 이후 6개월만에 처음이다.
나이틀리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조만간 금리인하를 단행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9월 0.50%포인트 금리인하 확률은 이날 마감 무렵 27.5%까지 뛰었다. 전장 대비 13%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이다.
이에 따라 12월까지 연준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할 확률도 32.9%로 반영됐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4.19%로 연방기금금리 5.33%를 훨씬 밑돌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기를 침체로 밀어넣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장기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놀라운 균형 잡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나이틀리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실업률이 우려할만한 신호를 보내고 있으며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지금까지 실업률이 3.4%에서 4.1%로 상승한 것은 일자리 감소보다 노동력 공급 증가 탓이 크다"며 "실업수당 청구 건수 증가 추세가 지속한다면 실업률 증가 위험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실업률이 연말까지 4.5%로 뛰어오를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이는 올해를 실업률 4.0%로 마감할 것이라는 연준의 예상치보다 크게 앞선 수치다.
나이틀리 이코노미스트는 "따라서 연준 정책의 완화 가능성이 전보다 크다"고 덧붙였다.
실업률이 9월까지 나이틀리 이코노미스트의 예측치인 4.5%로 뛰어오른다면 이는 매우 정확한 경기침체 지표인 ‘삼의 법칙’을 촉발하게 될 것이다.
삼의 법칙은 실업률을 근거로 경기침체 여부에 대해 판단하는 지표다.
이 지표는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이전 12개월 중 최저치보다 0.5%포인트 높으면 경제가 침체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한다.
이는 연준의 이코노미스트로 활약한 바 있는 클라우디아 삼 박사가 2019년 5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처음 제시한 것이다.
거시경제학 및 가계금융 전문가인 삼 박사는 지난주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 인터뷰에서 "노동력 수요가 더 약화하면 실업률이 올라가 경기침체로 치닫게 될 위험 지역에 충분히 근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 박사는 2019년 삼의 법칙을 공개한 이후 10년 이상 몸담은 연준에서 나와 2020년부터 지금까지 SAHM(Stay-at-Home Macro)컨설팅 운영에 전념하고 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