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메모리 분야에 대한 긍정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특히 'D램' 분야에서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의 영향력은 막대한 상태다. 따라서 향후 관련 시장 성장세는 국내 전체 경기 회복에도 직결될 수 있어 관심도가 높은 사항이다.
대만 트렌드포스가 최근 발간한 메모리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D램 매출은 907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75% 이상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분야 '낸드' 부문 매출까지 합치면 내년에는 전체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D램과 낸드의 공통점은 '메모리' 반도체라는 점이다. 이 둘의 차이점은 데이터 저장 방식에 있다.
전원의 온오프 상태에 따라 데이터의 저장의 지속 여부, 즉 저장된 데이터의 '휘발성'이 D램과 낸드를 구분하는 주요 경계다. 특히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D램의 경우 전원이 켜진 순간만 데이터가 저장되는 '휘발성' 메모리다.
중앙처리장치(CPU)가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연산을 담당하는 엔진 역할이라면, D램은 바로 각종 연산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를 저장했다가 CPU가 필요할 때 빠르게 전달한다. 따라서 CPU의 빠른 연산 능력은 D램의 메모리 용량과 직결된다.
사람도 머리에 기억하는 정보가 많으면 곧바로 특정 업무를 처리하는데 유리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가 바로 D램을 설명하는 적확한 예시라 할 수 있다.
덧붙여 기억해야 하는 정보의 양이 너무 많을 경우 노트나 메모지(보조기억장치) 등에 필요할 때 꺼내볼 수 있도록 별도로 기록해 놓는 방식을 낸드의 예로 들 수 있다.
요약하면 데이터 처리의 '속도'를 결정짖는 건 'D램', 보관 기간의 품질을 결정짖는 건 '낸드'라 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 시장에서 절대적인 선도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D램이란 점이다.
주요 시장조사업체(트렌스포스, 옴니아 등)들의 관련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43.9%), 2위는 SK하이닉스(31.1%)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대표 업체 2곳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75%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이다.
특히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미국 마이크론에 이어 3위에 머물렀던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2위로 올라선 것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참고로 지난해 1분기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1위 삼성전자(42.8%), 2위 마이크론(27.2%), 3위 SK하이닉스(24.7%) 순이었다.
D램 메모리 반도체의 성장세와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이슈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이다.
HBM은 D램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올려 집적도와 성능을 높인 것으로 '적층형 고부가가치 D램'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이슈로 촉발된 HBM 수요가 최근 전체 D램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모양새다.
관련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해 D램 시장 2위 도약도 주요 AI 분야 빅테크 업체(엔비디아 등)에 HBM 공급이 결정적 원인으로 풀이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수요 증가로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매출(16조4233억 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올해 HBM 매출을 지난해 대비 약 300% 이상 이루겠다는 게 SK하이닉스의 복안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5세대 HBM인) HBM3E 공급을 빠르게 확대해 지난해 대비 약 300%의 매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신제품 출시 주기가 단축되면 시장 수요를 촉진하는데 도움이 되고 HBM 수요 창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HBM3E 8단 제품을 3분기 내 양산해 공급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또한 엔비디아, AMD 등 AI 관련 GPU(그래픽칩셋) 업체들에 HBM3E 공급도 조만간 가시화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분기 메모리 시장은 생성형 AI 수요에 힘입어 업황 강세가 이어졌다"며 "HBM3(HBM 4세대)는 모든 GPU 고객사에 양산 공급을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사장은 "캐파(생산 능력) 확대가 맞물리며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3.5배를 넘는 매출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반도체(DS) 부문 매출은 올해 2분기 28조5600억 원, 영업이익 6조45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DS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248%나 증가한 실적이다.
이처럼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 개선이 뚜렸해지고 있는 가운데, HBM이 글로벌 D램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에게도 차세대 '효자' 아이템으로 더욱 주목도를 높일 전망이다.
배충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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