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7개 분기 만에 10조 넘어
외신 "바이든 행정부, 대中반도체 규제에 동맹국 예외" 보도에도 주가 탄력
증권가 "HBM 효과, 하반기엔 더 좋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주가가 2분기 호실적 발표에 강세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외신에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에 동맹국이 예외가 될 수 있다는 보도도 국내 반도체주에 탄력을 불어넣으면서 삼성전자 주가를 떠받쳤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HBM(고대역폭메모리) 효과까지 더해지면 향후 삼성전자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1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58% 오른 8만39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전날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6조원 넘게 벌어들이며 본격적인 실적 회복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44%, 1462.29% 증가한 74조683억원, 10조44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2.99%, 58.10%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2022년 3분기(10조8520억원)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매출도 2개 분기 연속 70조원대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9조841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70.97% 증가했다.

◇실적 개선 이끈 반도체…"생성형 AI 열풍 힘입어"
반도체 부문의 업황이 살아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부는 6조45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분기보다 2조원 이상 늘어난 실적을 보였다. DS 사업부 매출도 전분기 14조7300억원에서 2분기 28조5600억원으로 증가했다. 생성형 AI 열풍으로 고용량 SSD와 DDR5 등 고부가 서버용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판매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사업은 DDR5‧서버SSD‧HBM 등 서버 응용 중심의 제품 판매 확대와 생성형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SoC(시스템온칩)·이미지센서·DDI(디스플레이구동칩) 제품 공급 증가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파운드리는 AI와 HPC(고성능 컴퓨팅) 분야 고객수가 약 2배로 늘었다.

MX(모바일)사업부의 매출은 27조 3800억원으로 전년 동기(25조 5500억원) 대비 늘었으나, 직전 분기(33조 5300억원)보다는 감소했다. 스마트폰 시장 비수기가 지속된 여파로 풀이됐다.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도 다소 악화됐다. TV사업을 관장하는 VD 사업부는 유로2024·파리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특수로 매출이 상승했으며, 생활가전 사업부도 프리미엄 제품군의 판매 호조로 실적 회복세가 지속됐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시설투자액은 전분기 대비 8000억원 증가한 12조1000억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에 각각 9조9000억원,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 동맹국 예외" 외신 보도에도 주가 '탄력'

한편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미국 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강화할 예정인 가운데 동맹국은 예외로 분류할 것이란 보도에도 탄력을 받았다.

장 초반 8만900원으로 하락하기도 했으나 호실적과 미국발 호재로 오후장 들어오름폭을 넓혔다.

로이터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장비를 중국으로 수출하지 못하게 막는 권환을 확대하는 내용의 새로운 규정을 발표할 계획인데, 한국과 일본, 네덜란드 등 30개국 이상의 동맹국은 예외로 분류키로 했다고 전했다.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 시장 중 하나를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이에 SK하이닉스도 하락 출발했다가 전날보다 3.02% 오른 19만4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하루 만에 19만원선을 회복했다. 

◇증권가 "하반기엔 더 좋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삼성전자 실적이 더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삼성전자에 대해 "하반기 예상보다 메모리 가격 흐름이 긍정적이므로 실적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류영호 연구원은 "HBM 관련 주요 고객사 진입 여부는 아직 확인하기 어렵지만 2분기 의미있는 HBM 매출 상승과 확보된 물량으로 미뤄보면 긍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반도체 사이클 수혜 강도가 오르고 HBM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그간 받았던 디스카운트 요인들이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있다"며 "현재 AI 과잉투자에 대한 노이즈가 존재하지만 제한된 공급 속에서 물량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했다.

류 연구원에 따르면 3분기 비트그로스(bit growth, 비트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D램과 낸드가 각각 3.3%, 2.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판매단가는 D램과 낸드가 각각 9%, 6% 상승할 전망이다.

류 연구원은 "보수적인 낸드 출하는 단기 실적보다 실질적 수요 기반의 공급을 의미한다"며 "경쟁사도 비슷한 전략을 유지하는 만큼 산업 전반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매출액은 84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고 영업이익은 13조7000억원으로 465% 늘 것으로 전망된다"며 "메모리 부문의 실적은 AI 서버 수요로 인해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며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AI 관련 HBM과 eSSD 매출액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하반기에는 HBM 3E 8단과 12단의 매출액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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