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을 떠나 美장으로 향하는 개미들의 행렬이 끝없다. 국장에서는 하루 빨리 탈출하는 게 답이라며 美장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보는 개미들. 서학개미로 불리는 이들은 과연 '성투'(성공투자의 줄임말)할 수 있을까. 아기돼지 삼형제의 막내 벽돌집처럼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집을 지으려면 투자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 월스트리트 경제기사를 금융 기본 상식과 함께 영어를 곁들여 쉽게 설명해주는 '글로벌 금융 키워드'(김신회 지음, 갈라북스)를 바탕으로 美장에서 성투하는 K-개미가 될 수 있는 실력을 길러보자.[편집자주]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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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2017)라는 일본 청춘 영화가 보여주는 일본 청년들의 현실은 한국 MZ세대의 미래에도 시사점을 준다. 낮에는 간호사, 밤에는 술집에서 일하며 생활비를 버는 여자와 일용노동직으로 일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남자의 서툴고 어설픈 사랑은 장기 경기침체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일본 청춘들의 현 주소를 잘 보여준다.

남녀 주인공이 투잡을 뛰고 일용노동직을 전전해야 하는 이유는 그 사회의 고용 상황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여자는 도시의 높은 생활물가를 감당하러 밤낮으로 일하고, 남자는 변변한 직업 없이 일당벌이 잡일을 하는 프리터로 살아간다. 

생활비를 충분히 보장하는 급여 수준의 정규직 직장이 있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남녀의 스토리다. 고용과 실업이 한 사회 젊은 세대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주는 영화다. 

그래서 실업률(unemployment rate)은 그 사회의 경제 상황을 전반적으로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국내총생산(GDP)이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함께 금융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지표들 중 하나다. 또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고용지수만큼 중요한 지표가 바로 실업률이다. 

기업들은 체감경기에 따라 경기가 좋아지면 고용을 늘리고 경기가 나빠지면 고용을 줄인다. 때문에 실업률은 경기 변동을 사후에 알려주는 '후행지표'(lagging indicator)의 성격을 띤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내는 실업률은 유형에 따라 6가지로 나뉜다. 이 중 몇가지만 살펴보면, 먼저 'U3' 실업률은 16세 이상 노동가능인구(labor force) 중에서 '일할 의지가 있고 일을 할 수 있으며 지난 4주 안에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한 적이 있는 실업자' 비율을 나타낸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정한 전세계 공통 실업률 지표이기도 하다.

'U3' 통계에서는 정규직(full-time)뿐 아니라 임시직(temporary)이나 시간제(part-time) 근로자, 농장을 포함한 가내 일자리에서 15시간 이상 무급으로 일하는 이들 모두 취업자로 묶는다. 

다만 'U3'는 온전한 실업률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받는다. 일을 원하지만 장애 등의 이유로 일할 수 없거나 일자리를 원하지만 구직에 계속 실패해 좌절한(discouraged) 구직 포기자는 실업자로 보지 않고 아예 경제활동인구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정규직 근무를 원하지만 경제여건 탓에 비정규 일자리를 전전할 수밖에 없는 불완전 취업자(underemployed)들의 상황을 간과하게 되고, 구직 포기자가 늘어난 것이 되레 실업률 하락을 가져오는 오류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런 허점을 메워주는 지표가 'U6'이다. 일을 하고 싶어하는 구직 포기자나 최근 1년간 일자리를 찾다가 일시적으로 포기한 실업자, 정규직을 원하는 시간제 근로자를 모두 실업자 범주에 넣기 때문이다. 'U6'는 보통 '실질실업률'(real unemployment rate) 또는 '광의 실업률'(broad unemployment rate)이라고 부른다. 

고용보고서에서는 시간당 평균 임금(average hourly earnings)도 눈여겨 봐야 한다. 실업률이 낮을 때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우면 고용주들이 임금인상 경쟁을 벌여 임금이 오르게 된다. 그러면 수요를 자극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인다.

그럼 다음 기사를 통해 해당 용어를 다시 살펴보자.


미 금리인하 기대↑, 7월 설도…트럼프 '대선 전 반대' 변수되나
금융시장 "9월 동결 확률 0%"…금리 방향 전환 너무 늦다 경고음 커져
연준, 인하 시기 힌트는 안 줘…물가 다시 튈까 봐 신중


미국 금융시장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인하 개시가 거의 기정사실로 여겨지며, 당장 7월 단행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11월 대선 전 금리인하에 반대한 것이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 금리인하 기대에 주식·채권·금·비트코인 가격 상승

16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 가까이 오르며 사상 최고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42.76포인트(1.85%) 오른 40,954.4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 폭은 1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5.98포인트(0.64%) 오른 5,667.2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6.77포인트(0.20%) 오른 18,509.34에 각각 마감했다. S&P 500지수도 4거래일 만에 최고가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저금리 혜택을 더 많이 보는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도 3.5% 뛰며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융시장에선 지난 11일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후 금리인하 기대가 부쩍 높아졌다. 미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0%로,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하면서 코로나19 피해가 본격화되던 2020년 5월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연준의 올해 금리인하 횟수는 약 5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으나 연초에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하게 이어지자 상황이 급변했다. 그러다가 다시 슬슬 9월 인하에 힘이 실리더니 이제는 금리인하를 서둘러야 한다고 재촉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금리 방향 전환에 시간을 너무 오래 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 조정이 경제에 영향을 주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경기 침체를 피하기 위해 선제 조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보고서에서 9월 인하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이달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탄탄한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인하 이유가 분명하다면 왜 7주를 더 기다려야 하냐"고 지적했다.

월가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 영국 케임브리지대 퀸스 칼리지 총장,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닐 두타 전략가 등도 금리인하 지연에 따른 위험을 언급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멧라이프 투자 운용의 수석 시장 전략가 드류 마투스는 "너무 오래 기다리면 실업률이 더 올라갈 위험이 있지만 인플레이션 측면에선 보상이 거의 없다"고 짚었다. (연합뉴스 2024년 7월 17일)


'글로벌 금융 키워드' 표지 /사진=갈라북스
'글로벌 금융 키워드' 표지 /사진=갈라북스

<목차>
CHAPTER 1. GDP
1. GDP를 읽는 법_ 경제성과의 가늠자
2. 의심받는 GDP_ 믿기 힘든 중국 성장률
3. 경기는 돌고 돈다_ '호황'과 '불황'의 반복
4. 별난 경제지표들_ 구리는 '닥터 코퍼'

CHAPTER 2. 인플레이션
1. 인플레이션과 화폐환상_ 물가상승은 곧 화폐가치 하락
2. 슈퍼마켓 vs 공장_ 식탁물가가 결정되는 곳
3. 가장 중요한 물가지표_ 소비자 행동 변화를 감지한다
4. 구분해야 할 '플레이션'들_ 경제 상황을 대변한다

CHAPTER 3. 고용
1. 고용보고서-비농업고용지수_ 미국 소비의 핵심 변수
2. 고용보고서-실업률과 임금, 인플레이션_ 경기 변동의 후행지표
3. 빠듯하거나 느슨하거나_ 구인 배율 파악이 중요
4. 더 참고할 고용지표들_ 실물경기를 반영한다

CHAPTER 4. Fed와 통화정책
1. Fed의 두 마리 토끼_ 물가안정과 최대고용
2. FOMC와 연방기금금리_ 가장 긴장하는 이벤트
3. 중앙은행의 딜레마_ 완화냐, 긴축이냐
4. 최종대부자와 'Fed put'_ 경기를 살린 '헬리콥터' 머니

CHAPTER 5. 재정정책
1. 재정정책과 통화정책_ 재정정책은 대개 '확장적'
2. 재정적자와 국가부채_ 세수와 세출의 균형
3. 부채한도와 셧다운, 디폴트, 신용강등_ 빚을 질 수 있는 상한선

CHAPTER 6. 주식시장
1. 미국 증시 훑어보기_ 세계 최대 자본시장
2. 어닝시즌_ 핵심은 '순이익'
3. Bull vs Bear_ '강세장'과 '약세장'
4. 공포와 탐욕_ 위런 버핏의 조언

CHAPTER 7. 채권시장
1. 채권이 뭐 길래_ '고정수익' 보장하는 차용증
2. 채권의 敵 인플레이션_ 고정수익 실질가치 하락의 원인
3. 채권시장의 경고_ 위험이 크면 기대수익률이 높다
4. 신용위험과 신용스프레드_ 미국 국채와의 금리차

CHAPTER 8. 외환시장
1. 헷갈리는 환율_ 환율은 외화의 가격
2. 환율의 변수들_ 물가·금리·경상수지…
3. 환율전쟁_ 한쪽이 오르면 한쪽은 내린다
4. 캐리 트레이드_ 와타나베 부인의 투자

CHAPTER 9. 상품시장
1. 상품과 선물·옵션_ 파생상품으로 거래하는 원자재
2. 원유와 OPEC+_ 세계 3대 유종과 가격변수
3. 상품시장에서 금이 빛나는 이유_ 이자없는 안전자산
4. 비금속의 王 '닥터 코퍼'_ 가장 널리 활용되는 금속

CHAPTER 10. 위기
1. 1929년 월가 대폭락_ 호황은 대참사로 끝났다
2. 1987년 블랙먼데이_ 월가가 패닉에 빠졌다
3. 2001~2002년 닷컴버블 붕괴_ 오르막보다 가파른 내리막
4. 글로벌 금융위기·코로나 팬더믹_ 탐욕을 경계하라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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