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당일 하락 올 들어 두 번째…모두 '기술특례상장'
IPO 열풍에 비상장기업 주식 관심 늘지만 유의점 많아
"기술특례상장제도 심사 깐깐해지는 경향…상장 지연"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올해 장외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던 엑셀세라퓨틱스가 지난 15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했지만 주가는 상장 당일임에도 약세를 보였다. 비상장주식의 상장 첫날 주가 하락은 올 들어 두 번째인데, 두 기업 모두 기술특례상장제도로 증시에 입성한 회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상장한 파두의 '뻥튀기 상장' 논란에 뒤이어 상장한 기술특례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됐다.

◇엑셀세라퓨틱스, 코스닥 상장 첫날 하락…올 들어 두번째

16일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장외시장 수익률 상위 5종목 중에서 거래건수가 가장 많은 비상장기업 주식은 엑셀세라퓨틱스였다.

올해 상반기 누적 거래대금 5억원 이상이면서 수익률이 TOP5인 종목들 가운데 엑셀세라퓨틱스의 수익률은 90%로 2위, 거래건수는 1382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전용 배양배지 전문기업인 엑셀세라퓨틱스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기 전부터 장외시장에서 투자 열기를 입증한 것이다.

다만 엑셀세라퓨틱스의 코스닥 상장 첫날 성적표는 기대에 못 미쳤다. 이 회사 주가는 공모가 대비 16.70% 하락해 장을 마쳤다. 장 중 공모가의 1.3배 수준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차익 실현 매물 등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상장 당일에 주가가 하락한 것은 이노스페이스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다.

엑셀세라퓨틱스와 이노스페이스 두 종목 모두 기술특례상장 방식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는데, 지난해 파두의 '뻥튀기 상장' 논란 여파로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대한 고평가 우려가 이어져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비상장기업 상반기 수익률 1위는 에스테틱 기업 바임(112%)이었고, 바임의 거래건수(1048건)는 엑셀세라퓨틱스에 이어 두 번째였다.   

바임은 ECM(콜라겐, 엘라스틴 등)의 자가 생성을 도와 피부 탄력을 주는 제품인 '쥬베룩'을 개발한 회사다. 최근 화장품 업종의 주가가 탄력을 받으면서 바임에도 투자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IPO(기업공개)를 한 상장기업들이 양호한 성과를 내면서 비상장 기업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상장기업들의 확정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123.2%로 호조를 보였다.

◇비상장기업 주식 투자 유의점은…깐깐해진 기술특례상장제도

다만 전문가들은 비상장기업 주식에 투자할 때 세 가지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상장기업 주식은 유동량이 적어 적절한 타이밍에 매도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투명한 공시정보를 얻기 힘들고, 허위 매물로 투자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엑셀세라퓨틱스와 이노스페이스의 경우처럼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증시에 입성한 경우에도 투자에 유의할 점이 있다.

기술특례상장제도는 2005년에 도입된 제도로 한국거래소가 정한 코스닥시장 상장에 필요한 형식적 심사 요건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심사 기준을 낮춰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이 중 기술성장기업의 경우 전문평가기관의 평가를 통해 기술력과 성장성이 뛰어나다고 인정받거나 상장주선인이 성장성을 평가해 추천한 기업의 경우, 상장특례를 적용받아 일반기업과 벤처기업 대비 완화된 상장 요건을 적용받게 된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특례 적용으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주주 등의 의무보유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했고 기술성장기업부에서 이를 별도로 관리한다"며 "지난해 파두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술특례 상장심사 기조가 더욱 깐깐해져서 기술특례상장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