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신임수장 전영현 부회장·노태문 사장 등
금융지주 경영진, 올 들어 지속 사들여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스아이 박정섭 회장 "추가 매입도 고려"
"주주가치 제고‧책임경영 의지"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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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기업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 행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경영진뿐만 아니라 임원진 차원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환원 제고와 책임경영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한 달간 26명의 삼성전자 임원들이 약 6만주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반도체사업(DS부문)의 새 수장이 된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박학규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 등 주요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4대 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금융권과 코스닥 상장사의 경영진과 임원진도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 임원 26명 자사주 매입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총 26명의 삼성전자 임원이 자사주를 취득했다.

사들인 수량은 100주에서 1만주까지 범위가 다양했고, 주당 취득 가격은 7만3500~8만600원(보통주 기준)이었다. 

6월 자사주 매입 첫 타자는 정재욱 삼성리서치 글로벌 AI센터 부사장과 박학규 사장, 노태문 사장이었다.

정 부사장은 1330주를 주당 7만4800원에 사들였다. 박 사장(5500주)는 7만3700원에, 노 사장(5000주)은 7만3500원에 취득했다. 정 부사장은 9950만원, 박 사장은 4억1000만원, 노 사장은 3억7000만원을 투입한 셈이다.

신임 DS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달 13일 5000주를 주당 7만5200원에 사들였다. 3억8000만원 규모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과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송재혁 DS부문 CTO(사장), 양걸 중국전략협력실장(사장), 남석우 제조기술담당(사장) 등 사장단도 일제히 동참했다.

대부분 임원들이 보통주를 취득한 가운데, 이동우 사업지원TF 부사장은 우선주 1만주를 주당 6만2500원에 취득해 눈길을 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주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을 두고, 실적 자신감과 책임경영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 5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의 큰 폭 성장으로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겼다.

또한 자사주 취득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받아들여진다. '7만전자'에 머물러있던 삼성전자 주가는 6월 한 달간 11% 가까이 오르면 '8만전자'에 안착했다.

삼성전자 임원들은 회사 주가가 하락하거나 실적이 부진할 때마다 자사주를 매입해오고 있다. 2022년에도 글로벌 경기침체와 반도체 업황 둔화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자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당시 DS부문장(사장) 등 임원들이 자사주를 121억원 규모로 매입한 바 있다.

◇금융권 경영진도 자사주 매입 지속‧활발

금융권에서도 자사주 매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빈대인 회장이 지난 1일 올 들어 두 번째로 자사주 1만주를 매입했고, 이에 앞서 지난달 말에는 권재중 재무부문장이 자사주 1만주를 매입했다. 빈 회장은 지난 2월에도 BNK금융지주 계열사 경영진 68명과 함께 자사주 약 21만주를 매입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도 금융지주 임원들이 대거 자사주를 사들였다.  

JB금융지주는 4월 김기홍 회장이 자사주 2만주를 매입했다. JB금융 주요 임원진들도 자사주를 사들였다.

DGB금융지주는 황병우 회장이 지난 3월 자사주 1만주를 매입했고 5월 1만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DGB금융 경영진 7명도 총 2만63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국내 4대 금융지주 회장 중에서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3월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고,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자사주 5000주를 사들였다.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지난5월 자사주 500주를 손에 넣었다.

◇코스닥 상장사 회장 "주가 저평가에 추가 매입도 고려"

코스닥 상장사로 의약품 및 의료기기 유통 전문기업인 더블유에스아이는 박정섭 회장이 지난 4일 1억2300억원 규모의 자사주 6만8515주를 매입했다.

회사 측은 박 회장을 포함한 주요 임원진들이 자사주 추가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현재 더블유에스아이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에 책임경영 의지를 실천하고자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향후에도 주가 저평가 해소를 위해 자사주를 추가적으로 사들이겠다는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 경영과 주가 부양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통상 자사주를 장내 매수한 경우 평균 2%의 주가 상승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을 증가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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