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KB증권
자료=KB증권

유럽 민간은행들이 기후금융에서 화석연료 기업의 신규자금 조달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는 LG전자가 주력 판매하는 히트펌프 시스템 시장이 ESG 테마와 함께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KB증권은 27일 기후금융에 대해 "민간은행의 기후금융 움직임에 대해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준섭 연구원은 "지난 24일 유럽 주요 은행인 BNP파리바와 크레디아그리콜은 대출 및 인수 포트폴리오에서 화석연료 기업의 신규자금 조달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사실이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들 은행은 2021년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UN COP26) 이후 화석연료 개발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줄여왔다. 그러나 화석연료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는 회사의 직접적인 자금 조달을 줄이겠다는 정책은 이번에 처음 발표한 것이다.

이들 은행은 화석연료 기업의 타인자본 조달 규모가 2022년 2400억달러에서 지난해 2700억달러로 증가하는 등 화석연료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는 석유·가스 회사의 자금 조달에 참여 규모를 키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은행은 최근 주주총회를 앞두고 화석연료 기업의 채권을 더 이상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기후 관련 제약사항을 영업에 적극 고려하는 정책으로 변화했다.

김 연구원은 "은행들이 투자자산의 탄소배출량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한 가운데 나온 정책"이라며 "일부 투자자들은 진정한 변화의 신호라고 평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해 말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릴 COP29는 이미 금융COP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금융 부문의 기후변화 대응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COP29 의장은 세금부터 탄소배출권 같은 금융 수단을 확보하는 공공부문의 역할과 함께, 민간은행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국내에너지기구인 IEA는 전세계적으로 필요한 기후 재정의 약 30%를 공공부문에서 70%는 민간부문에서 조달해야 한다고 추정한다. 또한 화석연료 산업 지탱에 사용되는 자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어 김 연구원은 "ESG 테마에 편승해 전력 수요와 탄소 저감 요구 급증에 따라 히트펌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히트펌프는 열을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실내외 공기 온도를 조절하는 친환경 냉난방 장치다.

EU이사회가 지난달 건물에너지성능지침(EPBD)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오는 2027년까지 1000만개의 히트펌프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도 히트펌프가 5대 핵심 청정에너지 기술사업 중 하나라고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25개 주지사 그룹이 2030년까지 미 가정의 히트펌프 설치 대수를 470만대에서 2000만대로 늘리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미국 에너지효율경제위원회(ACEEE)는 히트펌프가 목표대로 설치될 경우 연간 4300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할 수 있으며, 기존 화석연료 난방시스템과 전기시스템 대비 각각 연간 6200kWh, 3000kWh 규모 전력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 연구원은 "정책 지원으로 히트펌프 시장은 향후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며 "지난 COP28에서 파리협정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 연평균 에너지 효율 개선속도를 2배 증가시킨다는 합의안이 채택된 가운데, 히트펌프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일랜드 기후 장관 고문도 저소득층 주택을 업그레이드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히트펌프 보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G전자의 히트펌프 시스템은 연평균 40%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