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종가 16만3900원…거의 '따블'
정기선 부회장 책임경영 의지…"주가에 긍정적"
올해 상반기 IPO(기업공개) 최대어로 꼽혔던 HD현대마린솔루션이 코스피에 입성한 첫날 '따블'(공모가 대비 100% 상승)에 근접하며 성공적 데뷔를 마쳤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8일 11만9900원으로 첫 거래를 시작했다. 공모가 8만3400원보다 44% 높은 수준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40%대 상승을 보이다가 오후 들어 오름폭을 가파르게 확대했다.
이날 HD현대마린솔루션은 96.52% 오른 16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시가총액은 7조2854억원으로 상장과 동시에 56위에 안착했다.
반면에 모회사인 지주사 HD현대는 전날보다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다가 상승 전환해 3.26% 오른 6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16년 현대중공업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때 선박 전문 AS(사후관리) 사업부를 떼어내 물적분할한 회사다.
◇'쪼개기 상장' 논란에도 흥행 성공
이로 인해 쪼개기 상장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쪼개기 상장은 모기업이 소유한 돈 되는 핵심 사업부를 물적분할로 별도 회사로 설립하고 그 자회사를 증시에 새로 상장하는 방식을 말한다.
2022년 LG화학이 2차전지 사업을 하는 LG에너지솔루션을, 카카오가 카카오게임즈‧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을 물적분할 후 쪼개기 상장시켜 개미들의 원성을 샀다.
대주주나 기업 총수 등 경영진은 물적분할로 기업 지배력을 높이고 대규모 자금을 수월하게 조달할 수 있는 반면에, 개인투자자들은 기존 모회사 상장주식의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떠안기 때문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쪼개기 상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물적분할한 지 7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 후 2022년 9월 물적분할 후 5년 내 자회사 상장시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받아야 하는 제한을 둬 쪼개기 상장을 규제한 바 있다.
게다가 정부에서 한국 증시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하는 가운데, 모회사의 주식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쪼개기 상장이 반복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시장에서는 쪼개기 상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기업 총수의 책임경영 의지…"투자자들 환호"
경영진은 책임 경영 의지를 밝히며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지난 7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3거래일간 장내매수를 통해 HD현대 주식 6만7000여주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 부회장의 HD현대의 지분율은 0.09%포인트 늘어난 5.35%가 됐다. HD현대 측은 불안정한 주가 흐름에 대해 책임경영의 뜻을 보여준 행보라고 설명했다.
또한 8일 상장 후 첫 거래일에 우려했던 외국인 물량은 쏟아지지 않았다. HD현대마린솔루션에 대해 해외기관 투자자가 배정받은 주식 물량의 99.95%는 언제든지 매물로 나올 수 있는 미확약 물량이다.
한편 향후 종전에 상장하려고 했던 HD현대오일뱅크의 재추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라 국내 증시의 쪼개기 상장 논란은 잠재워지지 않을 전망이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