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개인투자자 의견 수렴…"올바른 소통 기대"
"기관 자체 시스템 개선 유도"
"2019년부터 5년 넘게 무차입 공매도 방지 시스템을 도입해달라고 집회와 시위를 해왔는데 이제야 구축된다니 감개무량하다. 기대반 우려반이고 과거에 그랬듯이 유명무실 유야무야 세월만 흘려보내지 말고 밤을 새워서라도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해달라."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25일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 제2차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처럼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불법 공매도 방지 전산시스템 구축방안을 대외 공개하고 이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열렸다. 또한 자본시장 현안에 대한 개인투자자 의견을 청취했다.
참석자는 유관기관 대표와 언론사 추천 전문가 패널 9명, 개인투자자 등 방청객 20여명였다.
불법 공매도 방지 전산시스템 구축안은 공매도잔고 보고를 하는 모든 기관투자자의 모든 주문 처리과정을 전산화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로써 기관투자자 자체 전산을 통한 무차입공매도를 사전 차단하고, 차단되지 않은 무차입공매도는 중앙차단시스템을 통해 상시 자동 적발되도록 한다.
금감원은 이 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난해 11월 23일 거래소 등과 '전산시스템 마련 T/F'를 발족한 이래 5개월간 전체 회의 2회, 실무회의 15회를 개최했다.
또 기관투자자 자체 잔고관리 시스템을 통해 기관투자자가 잔고 변동을 실시관 집계하고 매도 가능 잔고를 전산 관리함으로써 잔고 초과 매도를 예방하고 3중으로 무차입공매도를 사전차단한다.
증권사는 정기 점검을 통해 시스템의 적정성이 확인된 기관투자자에 한해 공매도 주문을 수탁한다.
또 불법 공매도 중앙 차단 시스템을 통해 기관투자자의 잔고와 변동내역, 매매거래 등을 집계하고 무차입공매도를 상시적으로 자동탐지한다. 해당 시스템은 거래소에 구축될 예정이며 기관투자자 자체 잔고관리시스템과 전산 연계해 거래정보를 집중한다.
이 시스템은 기관투자자별 모든 매도 주문을 주문 당시 매도가능 잔고와 상시 대사해 무차입공매도를 자동 탐지하고 신속히 제재할 수 있도록 한다.
두 시스템 도입을 통해 무차입공매도 감독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불법 혐의거래를 신속 탐지해 불법 공매도를 차단할 방침이다.
그동안 적발이 어려웠던 정상 결제 무차입공매도를 자동으로 적발하고 투자자가 업틱룰(주식 공매도시 매도 호가를 직전 거래가격 이상으로 제시하도록 하는 제도) 적용을 회피할 목적으로 공매도 주문을 일반 매도 주문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적발할 수 있다.
또한 불법 공매도 중앙 차단 시스템에서 투자자 잔고 변동내역을 집계해 일별 마감잔고를 독립적으로 산출하고 투자자 잔고와 상시 비교함으로써 기관의 자체적인 시스템 개선을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장외거래내역 누락 등으로 잔고 수량 차이가 자주 발생하는 투자자는 불일치 사유를 확인하고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다.
개인투자자 대표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를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정의정 대표는 "불법 공매도 처벌을 강화해 지금보다 훨씬 센 형량을 부과해야 한다"며 "징역 200년형, 300년형으로 최대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조지폐를 50만원만 사용해도 징역형인데 위조주식이나 마찬가지인 무차입공매도를 하고도 감옥에 간 사례가 없는 것은 문제"라고 정 대표는 지적했다.
정 대표는 "공매도 주체가 수익을 39배 가져간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만큼, 약탈적 공매도는 개인 살상무기"라고까지 표현했다.
또 다른 전문가로 참가한 유튜브 채널 '전인구 경제연구소'의 전인구 대표는 "한국의 젊은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에 대해 신뢰를 가져야 다시 투자하면서 코스피도 박스피를 탈출하고 계속 우상향할 수 있다"며 "이번에 불법 공매도 규제책을 만들어도 이를 피해가는 여러 방법이 만들어지면 소용없다"고 강조했다.
유튜브 채널 '박곰희TV'의 박동호 대표는 무작정 규제하기보다 올바른 활용으로 계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동호 대표는 "다같이 노력할 것은 공매도 근절이 아니라 공매도의 올바르고 정당한 사용"이라며 "사전적으로 완전히 차단되거나 실시간 집어낼 수 없어도 사후적으로 적발할 수 있게 갖춰지면 불법 공매도 시도가 많이 줄어들고 궁극적으로는 사전 차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오늘 토론에서 제기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불법 공매도 방지 전산시스템 구축방안 등을 확정하고 속도감있게 추진해 나가겠다"며 "다음달 중으로 해외 IB 의견을 홍콩 현지에서 직접 청취하는 등 공매도 주제의 열린 토론을 지속하고, 투자자들이 제기한 금투세 폐지 건의를 유관기관에 전달하며 자본시장 활성화, 증시 밸류업 등 자본시장 현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투자자 의견을 직접 듣겠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