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켄밀러, 알파벳 지분 추가 매입…소로스, 英 생명공학 업체 압캠 주식 사
‘헤지펀드의 전설’로 불리는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70)의 가족 사무실 듀켄패밀리오피스가 지난 분기 올해 인기 있는 트렌드 가운데 하나인 인공지능(AI) 베팅을 줄이며 차익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듀켄패밀리오피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 보유 현황 보고서(13F)를 보면 9월 30일 종료된 분기에 칩 제조업체 엔비디아 보유 지분이 줄었다고 보도했다.
뉴욕 소재 듀켄패밀리오피스는 AI 열풍의 주요 수혜자인 엔비디아의 보유 지분 감소를 올해 처음 공개했다.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93)의 가족 사무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와 투자자문사 스톤헤이지플레밍도 같은 기간 엔비디아 주식을 처분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올해 들어 거의 240% 급등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종목 가운데 최고 성적을 올렸다.
데이터센터 운영 업체들이 챗봇 및 기타 툴의 급증하는 수요로 엔비디아의 프로세서를 비축함에 따라 엔비디아는 AI 컴퓨팅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그 덕에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소재 엔디비아는 칩 메이커 가운데 처음 시가총액 1조달러(약 1300조원)가 넘는 최초의 칩 제조업체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AI 가속기(AI 및 기계학습 애플리케이션을 가속화하도록 설계된 특수 하드웨어 또는 컴퓨터 시스템)의 대(對)중국 판매 금지 등 도전에 직면했다.
미 정부는 최근 첨단기술의 중국 유입을 제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 결과 엔비디아는 중국의 거대시장에서 판매에 타격을 입고 말았다.
드러켄밀러는 3분기에 3720만달러어치의 엔비디아 주식 약 7만5000주를 매각했다. 보유 중인 옵션케어헬스(OPCH) 지분 절반도 처분했다.
대신 1억1000만달러어치의 알파벳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지난 9월 30일 현재 듀켄패밀리오피스가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유 중인 최대 종목은 여전히 엔비디아다. 가치가 3억8050만달러에 이른다.
다른 주요 투자처로 한국의 전자상거래 대기업 쿠팡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꼽을 수 있다.
과거 소로스의 자금을 관리한 적이 있는 드러켄밀러는 지난 6월 블룸버그인베스트컨퍼런스에서 "AI가 생각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엔비디아 주식은 향후 10개월이 아니라 적어도 2~3년 갖고 있어야 할 주식"이라며 자신은 "더 오래 보유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는 3분기에 490만달러 상당의 엔비디아 주식을 처분했다.
뉴욕에 자리잡은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는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리비안오토모티브 주식도 매각한 반면 1억달러가 넘는 영국 생명공학 업체 압캠의 주식을 사들였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드러켄밀러와 소로스의 순자산 규모는 각각 99억달러와 72억달러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