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얼어붙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 ↑…유가, 반발 매수로 ↑
미국의 국채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3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했다.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주택시장이 얼어붙어 경제는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뉴욕 유가는 금리와 달러화 가치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이후 반발 매수세로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0.97포인트(1.29%) 하락한 3만3002.38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낸 셈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8.94포인트(1.37%) 떨어진 4229.45로, 나스닥지수는 248.30포인트(1.87%) 밀린 1만3059.47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장중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국채금리 상승으로 성장주들이 큰 손실을 봤다.
이날 하락으로 다우지수는 올해 처음 적자로 돌아서 수익률 마이너스 0.4%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아직 10% 오른 상태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4.81%로 상승해 1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더 높은 수준으로 더 오래 유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4.947%로 올라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8%에 육박했다.
강한 경제지표와 함께 연준 위원들이 높은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하자는 데 대체로 동의하자 고금리 환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높은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에서 대표적인 비둘기파 위원으로 꼽힌다. 하지만 조만간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할 위험은 높였다.
앞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올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도 "인플레이션을 제때 2%로 돌려놓기 위해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투자자문 업체 인디펜던트어드바이저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9월과 10월 시장의 계절적 약세에 대해 "상당히 정상적인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금리인상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로 증시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에 대한 위협이 금리 측면에서 더 비롯된다"며 "채권 매각으로 시장에서 어떤 형태로든 균형이 잡혀야 증시가 바닥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문사 노스엔드프라이빗웰스의 알렉스 맥그래스 CIO는 국채금리 상승이 "주식에 큰 역풍"이라고 말했다.
주식은 하루 종일 국채금리와 반대로 거래되며 국채금리가 급등할 때마다 주가는 하락했다.
국채금리 급등을 촉발한 것은 이날 발표된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의 8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다.
이에 따르면 지난 8월 채용 공고는 961만건으로 전월보다 69만건 증가했다. 이는 전망치 880만건과 전월치 892만건을 웃돈 것이다.
이처럼 강력한 노동시장은 연준으로 하여금 단호하게 긴축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1센트(0.46%) 오른 배럴당 89.23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만에 상승했다.
배럴당 95달러를 향해 고공 비행하던 유가는 차익실현 매물에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9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연말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아 낙폭은 제한되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최근 10년물 국채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고 달러 가치도 크게 오르면서 원유시장의 차익실현 매물이 촉발됐다고 전했다.
금리 상승은 기업들의 비용과 경기침체 위험을 높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ICE달러지수는 이날 한때 107.348까지 올랐다. 7월 중순 99.554까지 하락했다 7.8%가량 상승한 것이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가 강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달러 가치와 금리가 추가로 올랐으나 유가 하락은 제한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공급 제한으로 연말까지 원유 시장이 공급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트레이더들은 다음날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 회의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경제지표 강세 등을 이유로 산유국들의 감산 정책에 깜짝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