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설문조사 결과 달러 대비 7.6위안까지 하락 가능성
투자자들, 중국의 경기둔화와 정부의 대응에 실망한 탓

사진=EPA연합뉴스
사진=EPA연합뉴스

중국 정부의 경제 살리기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거나 신뢰를 불러일으키지 못하면서 역외 위안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치닫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최근 MLIV펄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역외 달러당 위안 환율이 연말까지 7.6위안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위안화는 이미 지난 1월 이후 5% 하락한 달러당 약 7.3위안으로 평가절하된 상태다. 성적이 부진한 아시아 통화 가운데 하나로 전락한 것이다.

역내 위안화와 달리 역외 위안화는 중국 본토 밖의 투자자들과 기업들이 사용하며 정부 통제가 덜하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역내 위안화 환율을 날마다 고시한다. 그러나 역외 시장에서는 위안화가 좀더 자유롭게 거래된다.

중국 당국은 역외와 역내 환율 차이가 너무 벌어지면 시장에 개입하곤 한다. 최근에는 미국 달러화를 팔아 위안화를 사들이고 위안화 공매도 비용을 더 높이는 조치도 취했다.

위안/달러 환율 추이 /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위안/달러 환율 추이 /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역외 위안화 가치 하락은 기업 실적 부진과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에 대한 암울한 전망을 반영한 것이다.

올해 중국은 부동산 위기에다 제조업·소매업 부문까지 급격히 냉각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며 소비자 물가는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영역에 놓여 있다.

대규모 경기 부양 요구가 중국 정부의 망설임에 부닥치자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 445명 중 32%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 "너무 미미한데다 너무 늦을 것"이라고 답했다.

금융위기 이후처럼 정말 대규모 부양책을 기대한다고 답한 이는 11%에 불과했다.

중국 정부는 주식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28일부터 주식거래 인지세를 15년만에 0.05%로 인하했다. 기존에는 0.1%였다.

이처럼 중국 당국은 경제와 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주택시장 규제 및 소비자 신용 접근 완화 등 다른 방법도 모색 중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런 정책들은 지속적인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게다가 역외 통화 긴축정책은 더 매력적인 다른 투자 대상들에 대한 위안화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일례로 블룸버그는 2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중국 국채금리보다 거의 3%포인트 더 높다고 지적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인민은행의 금리인하도 위안화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향후 12개월 사이 중국에 대한 노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겨우 19%다. 지난 3월의 25%에서 상당히 감소한 것이다.

반대로 노출을 줄일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24%로 3월의 11%에서 증가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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