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시장 동향 이해하기 위해 교과서 밖 비공식적인 약어들로 눈 돌려
올해 놀라운 증시 반등에 대해 교과서 같은 설명 찾지 못해 당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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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장 전문가가 경기침체 징후에도 올해 미국 주식시장이 놀라운 탄력성을 보인 데 대해 당혹스러워했다.

경제 전문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들이 시장의 동향을 이해하기 위해 교과서 같은 설명 대신 비공식적인 약어들로 눈 돌렸다며 몇몇 약어에 대해 23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의 화려한 데뷔를 계기로 올해 초 증시 상승이 시작됐다. 개발사 오픈AI의 챗GPT는 기술주 열기에 기름을 끼얹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연초 대비 18%, 나스닥지수는 40% 올랐다.

그러나 시장의 활기는 AI 열기 때문만이 아니다.

투자자들은 이른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소외불안)’에, 다시 말해 ‘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되는 듯해’ 증시로 뛰어들었다.

우려됐던 경기침체가 도래하지 않았다는 안도감도 이에 한몫했다.

미 경제는 놀라울 정도로 양호한 상태다.

저명 경제학자인 제러미 시겔 와튼스쿨 교수(금융학)에 따르면 이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한 번 사는 인생 제대로 즐기자)’ 소비자들 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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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모=챗GPT의 대성공으로 투자자들은 AI 혁명에서 득을 볼 수 있는 기업들 주식 매수에 서둘러 나섰다.

이런 광풍은 팔짱 끼고 있던 트레이더들까지 AI 투자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자기만 뒤처지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시겔 교수는 위즈덤트리자산운용의 주간 논평에서 "자기만 뒤처지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AI 열풍의 지속 여부다.

◇리노=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리노(RINO·Recession In Name Only·말뿐인 경기침체)’라는 약어를 만들어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은 리노 랠리다.

스위스 SYZ은행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노트에 "선진국 경제가 깜짝 놀랄만한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누그러들고 있고 경기 연착륙이 그럴 듯해 보인다"고 썼다.

경제가 얼마나 큰 회복력을 보여줬는지 고려해보면 우려됐던 미국의 경기침체는 가설에 불과했을 듯하다. 이는 트레이더들이 투자하기에 매우 좋은 조건이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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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와 타라=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다른 정서로 ‘티나(TINA·there is no alternative·대안 없음)’와 ‘타라(TARA·there are reasonable alternatives·합리적 대안 있음)’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티나는 주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가가 비록 기대에 못 미칠지라도 더 나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대체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타라는 주식보다 나은 투자처가 있다는 주장이다.

◇욜로=시겔 교수는 새로운 소비자 집단이 고금리와 경기침체 우려에도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는 원활하게 굴러가고 있으며 대출 비용 상승에 영향받지 않는 회복력 있는 욜로 소비자들이 존재하는 듯하다"면서 "이들이 여행하며 여름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높은 금리는 소비보다 저축을 장려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다섯 분기에 걸쳐 금리를 5%포인트 인상했으나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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