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랠리 지속 전망에 대해 '갈팡질팡'
제러미 시겔 "큰 상승세 시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톰 리 "경제가 확장으로 미끄러지는 듯하다"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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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주식시장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지난해 10월 저점 대비 20% 넘게 상승했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새로운 강세장에 들어섰다는 기술적 신호다.

그러나 경제 전문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월스트리트에서 현 랠리가 진정한 강세장의 시작인지 아니면 주가가 불가피하게 다시 폭락하기 전의 교란인지 이견이 분분하다고 17일(현지시간) 소개했다.

S&P500지수는 인공지능(AI)을 둘러싼 열기 덕에 메가캡 기술주의 반등으로 크게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은 AI가 앞으로 몇 년간 생산성, 실적과 더불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 같은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는 우려는 간과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경제 지표에서 예고되고 있는 경기침체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미국이 내년 5월까지 경기침체로 접어들 확률은 무려 70%다.

시장조사 업체 로젠버그리서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대표에 따르면 현 증시 랠리는 펀더멘털이 뒷받침하고 있는 게 아니다.

그는 미국이 올해 경기침체로 접어들 게 확실하다며 랠리가 오래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에서 금리인상을 건너뛰었다.

그러나 연준 관계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위협적이어서 올해 안에 또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로젠버그 대표는 최근 노트에서 지금의 시황을 "단기 모멘텀에 의한 움직임"이라고 정의한 뒤 "선행 지표들은 전미경제연구소(NBER)에서 공식 정의한 경기침체 확률이 99.15%에 이르는 것으로 가리킨다"고 지적했다.

제러미 시겔 와튼스쿨 교수(금융학). / 사진=와튼스쿨
제러미 시겔 와튼스쿨 교수(금융학). / 사진=와튼스쿨

저명 경제학자인 제러미 시겔 와튼스쿨 교수(금융학)는 올해 미국이 완만한 경기침체에 접어들면서 랠리가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시겔 교수는 지난해 연준의 정책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판하며 금리인상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전에 그는 S&P500지수가 1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증시 약세론자로 돌아섰다.

그는 올해 미국이 얕은 경기침체로 향하고 있으므로 주가가 미끄러질 가능성은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 12일 주간 논평에서 "최근의 강세 움직임이 큰 상승세의 시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에 따르면 중요한 것은 기업 수익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감소하고 이는 매도세를 촉발하리라는 점이다.

윌슨 전략가는 기업이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 긴축 금융 여건과 싸우고 있으며 이로써 기업 이익이 16%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노트에서 "AI가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 도움이 되는 상당한 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지만 올해 기업 실적침체를 막을 가능성은 적다"고 적시했다.

S&P500지수 추이 /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S&P500지수 추이 /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하지만 월스트리트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이자 시장조사업체 펀드스트랫의 이사인 톰 리는 랠리가 기술 부문을 넘어 확장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따르면 경제는 침체 아닌 확장의 문턱에 서 있다.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이 보이는데다 기업은 수익 호황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경기침체가 전개되는 대신 경제가 확장으로 미끄러지는 듯하다"면서도 "증시가 과열 상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AI 기술에 눈돌린 기업들의 생산성과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며 AI의 잠재적 이점을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몇 년 동안 S&P500지수가 14% 더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 열기가 주로 기술주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랠리는 다른 부문으로 파급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올해 초 35%에서 최근 25%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S&P500지수가 4500으로 올해를 마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 수준에서 5% 더 상승해 연간 수익률 17%를 기록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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