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더 많은 확실성 기대…유가, 사우디 에너지 장관 경고에 소폭 상승
미국 연방정부 부채한도 협상에 거의 진전이 없자 23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은 하락 마감했다.
뉴욕 유가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이 투기꾼들에게 경고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1.07포인트(0.69%) 하락한 3만3055.51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7.05포인트(1.12%) 떨어진 4145.58로, 나스닥지수는 160.53포인트(1.26%) 밀린 1만2560.25로 거래를 마감했다.
일부 트레이더는 부채한도 협상에서 아무 진전이 없다는 것에 대해 의회 의원들이 자기들 바람대로 진행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투자자들은 워싱턴의 부채한도 협상을 주목하고 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언급한 다음달 1일 ‘X-데이(미 재무부 금고가 바닥나는 날)’가 다가오면서 더 많은 확실성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공화당 소속 일부 하원의원은 6월 1일이 과연 X-데이인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전날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만났다. 매카시 의장은 한 시간의 대화를 ‘생산적’이며 ‘전문적’이었다고 평했다. 하지만 회동은 아무 결론없이 끝났다.
글로벌 보험사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수석 경제 고문은 이날 경제 전문 매체 CNBC의 비즈니스뉴스 프로그램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우리가 세계 다른 지역의 안정적인 기둥이 되기는커녕 경제 운영 능력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나 시장은 이를 잘 처리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의 시장 안정에 "매우 감명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최근의 악재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다음 금리인상 여부를 둘러싸고 불확실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S&P500지수가 공정한 가격으로 설정돼 있다고 보는 것이다.
투자자문 업체 애스피리언트의 샌디 브래거 최고고객책임자(CCO)는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나면 경기둔화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모두들 시장에서 잔치가 열리고 있으니 참여하고 싶은 기분일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 흥분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애플이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과 대규모 무선통신 부품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뒤 애플 주가는 1.5% 하락했다. 반면 브로드컴 주가는 1.2%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86센트(1.19%) 오른 배럴당 72.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압둘아지즈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다음달 4일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산유국 회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졌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이날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 경제포럼’에 참석해 "OPEC가 책임 있는 시장 규제자로 남을 것"이라며 "가격 변동성으로 이익을 챙기려는 투기꾼들은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OPEC+ 산유국들은 경기침체에 따라 지난달 하루 116만배럴을 추가 감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시장분석 업체 CMC마케츠의 마이클 휴슨 애널리스트는 경제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6월 초 OPEC+ 산유국 회의를 앞두고 또 깜짝 감산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거래 중개업체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 애널리스트 역시 사우디 에너지 장관의 발언으로 유가가 올랐다며 여름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휘발유 재고가 빠듯할 것이라는 인식도 유가 상승에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