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 글루와(Gluwa)가 최근 확장성 있는 ‘레이어1(Layer1) 블록체인’으로 진화하기 위한 개발 제안인 '크레딧코인 3.0'(Creditcoin 3.0·CC3)을 발표했다. 오태림 글루와 대표는 제안서에서 크레딧코인 3.0이 웹3(Web3·차세대 웹)를 아우르는 혁신적인 '범용 스마트 계약'(Universal Smart Contract)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레딧코인은 글루와가 만든 블록체인 기반 신용기록 네트워크로 신용거래를 블록체인상에 기록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블록체인으로 신용 인프라를 구축해 신흥국 핀테크 기업들의 자본 접근을 돕고, 이들 기업의 솔루션을 활용해 금융소외자들이 다양한 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Real World Asset(RWA)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목표이다.
크레딧코인은 지금까지 1000만 사용자를 기반으로 300만건의 대출과, 대출금액이 7000만달러가 넘는 실거래를 기록했다. 글루와가 실제 애플리케이션에 필요한 확장성과 기술적 성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한 '크레딧코인 2.0'을 제안한 지 1년 만의 성과다.
오 대표는 "이제 우리는 1000개 이상의 검증자를 통해 탈중앙화됐으며, 완벽하게 작동하고 상호운용 가능한 신용 네트워크를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미래는 멀티체인"…크레딧코인의 진화
이같은 성과에도 글루와가 크레딧코인 3.0으로 또 한 번 진화를 꾀하고 나선 건 브릿지나 게이트웨이가 등장하는 L1블록체인 상호 운용성에서 놀라운 발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L1 프로토콜은 여전히 서로 대부분 격리되어 있고, 크로스 체인 혁신과, 경쟁,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용성을 억제하고 있어서다.
오 대표는 "미래는 멀티체인"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단일 웹 사이트나 브라우저, 플랫폼이 웹을 온전히 독점하지 않은 Web2에서처럼 Web3는 서로 연결된 여러 블록체인으로 구성돼 개별 사용자에게 유리하게 더 넓은 생태계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크레딧코인 2.0의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었으며, 생태계를 더욱 확장하기 위해 3.0 업그레이드 제안을 발표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기존의 크레딧코인 2.0버전에서는 단방향 오라클을 사용하여 대출 거래를 확인만 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버전인 3.0에서는 다른 블록체인에서 발생하는 대출 거래를 설계·검증·기록하여 상호운용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전 버전의 한계를 극복하고 블록체인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발전의 산물로서, 크레딧코인 3.0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크레딧코인 3.0, 다양한 블록체인을 하나로
오 대표는 크레딧코인 3.0을 "세계 최초의 범용 스마트 계약 플랫폼으로 다양한 블록체인을 하나의 이더리움 가상 머신(EVM)에 연결할 것"이라며 "멀티체인 스마트 계약을 통해 모든 체인의 생태계 주변에 존재하는 고유한 '사일로'를 제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통해 개발자는 오늘날 크로스체인 기술에 수반되는 위험과 복잡성 없이 멀티체인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크레딧코인 3.0을 블록체인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경제 시스템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솔루션으로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EVM 호환 체인·범용 오라클…'스마트계약 혁신'
오 대표가 범용 스마트 계약 혁신을 위해 제안한 가장 큰 변화는 크레딧코인을 EVM과 완전히 호환되는 L1 블록체인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누구나 이더리움에서와 같은 개발 언어와 기술로 크레딧코인에 대한 새로운 스마트 계약을 만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크레딧코인은 더 이상 신용 기록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완벽한 EVM 호환 3.0을 통해 개발자는 크레딧코인 블록체인에서 직접 광범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토콜 등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범용 오라클'(Universal Oracle)을 적용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오라클은 블록체인과 외부 환경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며 다양한 목적으로 자체 체인에 사용·통합될 수 있는 외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이다.
크레딧코인은 지금까지 이를 대출 거래를 확인하는 데만 사용했는데, 크레딧코인 3.0은 일반 오라클 대신 EVM 호환 블록체인과 결합한 범용 오라클 형태로 사용한다. 범용 오라클은 개발자에게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L1 블록체인에 대한 주요 정보에 대한 기본 액세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아울러 기본 체인 인터페이스는 지원 가능한 모든 L1 블록체인에서 일반적으로 채택되는 속성과 도구를 제공해 일관성과 사용 편의성을 보장한다.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개발자가 멀티체인 애플리케이션을 보다 쉽게 구축하고 배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으로
블록 검증 합의 모델은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바뀐다.
PoS는 말 그대로 지분을 통해 증명한다는 의미다. 해당 가상자산의 지분이 많을수록 블록에 기록할 권한이 더 많이 부여된다. 탈중앙화를 핵심으로 하는 블록체인 기반에서 PoS는 네트워크상에 저장된 데이터의 유효성을 증명하는 도구가 된다.
PoW는 작업(채굴)을 통해 증명하는 것이다. 컴퓨터의 연산력을 바탕으로 합의에 도달하고, 그 연산력이 빠를수록 블록에 기록할 수 있는 권한이 더 많이 부여되는 식이다.
오 대표는 최근 이더리움 업그레이드를 포함해 PoS 전환 사례가 많다며, PoS는 PoW에 비해 여러 장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PoS 네트워크의 노드는 PoW만큼 강력하거나 기술적으로 복잡할 필요가 없으며 이는 분산화 및 네트워크 보안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네트워크의 에너지 소비가 줄어드는 만큼 거래 수수료가 낮아지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축소된다.
이른바 '51% 공격' 문제도 피할 수 있다. 51% 공격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전체의 절반이 넘는 컴퓨팅 연산자원(해싱파워)을 확보한 개인이나 집단이 원장 기록을 위·변조하는 걸 말한다.
◇크레딧코인 3.0이 몰고 올 변화들
현재 대부분의 Web3 플랫폼에서는 단 하나의 L1 체인만 사용할 수 있지만, 크레딧코인 3.0을 통해 플랫폼은 여러 체인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고 멀티체인 애플리케이션을 조정할 수 있다. 이른바 '멀티체인 스마트 계약 조정'이다.
한 예로 글로벌 소매 투자자를 실제 자산(RWA·Real-World Asset) 기회에 연결해주는 '인베스터 다오 플랫폼'은 현재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스테이블 코인 USDC를 투자금 조달 통로로 제공한다. 투자 기회가 단일 체인으로 제한되는 셈이다.
앞으로는 크레딧코인 3.0을 통해 단일체인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인에서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범용 오라클이 내장된 크레딧코인 3.0에서 스마트 계약을 시작하면 다른 스마트 계약을 조정하고, 상호작용·업데이트 할 수 있어 멀티체인 스마트 계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상호운용 가능한 스마트 계약은 자산을 특정 브릿지(bridge)에 고정하지 않고도 멀티체인 시장을 활성화 하는 식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NFT(대체불가능토큰)를 올리고 이더리움뿐 아니라 바이낸스토큰으로도 거래할 수 있는 식이다. 크레딧코인 3.0의 스마트 계약이 이더리움의 NFT 목록을 수락하고,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지불을 확인하고, NFT를 이더리움의 구매자 주소로 보내주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프로토콜은 완성되지 않고 진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프로토콜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공유하고, 우리와 함께 세상을 변화시키기를 바라며, 우리의 여정을 도울 키보드를 가진 커뮤니티가 있는 한 프로토콜의 심장은 힘차게 뛰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