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다시 부각…유가, 쿠르드 원유 수출 차질에 상승
28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은 국채금리 상승으로 기술주들이 압박받으면서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의 원유 수출 차질을 둘러싼 우려가 이어지며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83포인트(0.12%) 하락한 3만2394.25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26포인트(0.16%) 밀린 3971.27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52.76포인트(0.45%) 떨어진 1만1716.08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은행 위기가 진정되면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3.56%까지 올라섰고 2년물 국채금리는 4%를 넘어섰다. 지난 2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채금리 상승은 특히 기술주들에 부담을 줬다. 이는 성장 기업들의 미래 이익을 덜 매력적으로 만든다.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의 브라이언 레빗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경제 전문 매체 CNBC에 "이틀 연속 금리가 오르고 시장은 에너지와 산업처럼 경제적으로 더 민감한 부문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며 "기술주가 실적에서 뒤진 종목 가운데 하나인데 금리가 오를 때 종종 이런 모습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미 지역은행 위기에 대한 우려는 당국의 노력 덕에 누그러진 반면 금리인상이 경기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일부에서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인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신용이 크게 위축된 상태라 추가로 금리를 올리면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날 미 경제가 12개월 안에 침체로 접어들 가능성을 기존의 25%에서 35%로 상향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60%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다.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5월 2~3일)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에 대해 반반으로 보고 있다.
연준의 마이클 바 금융 감독 부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 은행 시스템이 건전하고 탄력적이라며 이번 은행 파산을 계기로 자본과 유동성 규제를 강화할지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바 부의장의 증언에도 은행주는 하락했다. 금리인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더 컸던 셈이다.
한동안 제2의 실리콘밸리은행(SVB)으로 불리며 시장의 공격 대상이 됐던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는 2% 이상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9센트(0.54%) 오른 배럴당 73.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13일 이후 2주만의 최고치다.
25일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의 원유 수출이 중단됐다. 이라크가 쿠르드 자치정부의 석유 수출과 관련한 국제 소송에서 튀르키예에 승소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쿠르드 자치정부는 이라크의 승인도 받지 않고 튀르키예에 원유를 수출해왔다. 이에 대해 이라크는 1973년 이라크와 튀르키예가 맺은 송유관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해왔다.
국제 중재재판소의 이번 판결로 쿠르드 자치정부가 튀르키예에 원유를 수출하려면 이라크 정부로부터 승인받아야 한다.
수출이 중단된 원유는 하루 45만배럴로 글로벌 원유 공급량의 0.5%에 해당한다.
이런 소식에 전날 큰 폭으로 오른 유가는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쿠르드 자치정부의 원유 수출이 올해 말까지 중단되면 유가(브렌트유 기준)는 올해 배럴당 92달러로 예상한 자사의 전망치에서 3달러 더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위험선호 심리가 개선된 점도 유가 상승에 한몫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는 0.15% 하락한 102.402에서 거래됐다.
달러 가치 하락은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의 매수를 자극한다. 반대로 달러 가치가 오르면 원유 가격을 비싸게 만들어 수요는 억제된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