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이나마 변동성 생길 것"…지난주 美 국채금리 급락은 주식 매력 끌어올려
이번주(20~24일) 뉴욕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무너진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제2의 SVB'로 불리는 퍼스트리퍼블릭 소식을 계속 소화하며 21~22일 열리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에 주목할 것이다.
은행주의 불안에 비해 시장 전체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이다. 일단 지역은행들의 불안이 금융위기 같은 체계적 위기로 번질 위험은 적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연준 등 당국이 발 빠르게 개입해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전망이 은행권의 불안으로 크게 줄면서 증시가 일부 부담을 덜기도 했다.
자산운용사 인베스코는 최근 스위스 2대 은행 크레디스위스(CS)의 재무 건전성을 둘러싼 우려에 대해 최근 메모에서 "연준 정책의 불확실성과 은행 문제의 체계적인 심각성 여부에 대한 두려움으로 단기적이나마 변동성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은 당분간 은행권 우려가 진정될지 관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FOMC 정례회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장을 움직일만한 이벤트는 없다.
연준은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목표 범위에 대해 결정한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 차원에서 지난 1년 동안 금리를 인상해왔다. 그러나 금리인상은 주식·채권 같은 금융자산에 부담이 된다.
그러던 중 지난 며칠 사이 주식은 예상치 못한 동맹을 얻었다. 미 국채금리의 급락이 바로 그것이다.
투자자들은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붕괴로 금융시스템 스트레스가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은 억제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이에 미 국채금리는 지난주 가파르게 하락했다.
국채시장의 변동성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국채금리 하락은 연준이 성장에 타격입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의 반영일 수 있다.
게다가 국채금리 하락은 지금까지 주식,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지지하는 데 크게 한몫한 기술주와 기타 대형 성장주들에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주 은행주 급락에도 S&P500지수는 1.4% 상승 마감했다.
노무라증권의 찰리 매켈리거트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은행 위기가 경기침체 우려를 불러일으켰지만 현재 금리의 움직임이 주식에 순풍을 불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국채금리의 단기 궤적은 이번주 연준의 금리 결정에 달려 있다.
이번 FOMC에서 연준이 금융 안정부터 고려해 금리인상을 늦추거나 중단할 것이라는 신호가 나오면 국채금리는 더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고금리 유지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신호가 나오면 국채금리는 반등할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연준이 경제 지원 차원에서 금리를 인하한 뒤 국채금리는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에 S&P500지수는 2020년 3월 저점에서 한때 두 배까지 뛰며 증시 반등을 부채질한 바 있다.
지난달 금리 인상폭은 지난해 내내 투자자들에게 익숙했던 인상폭보다 적었다.
연준은 지난달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낮췄다. 지난해 11월 회의부터 0.75%포인트씩 금리를 올렸던 데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금리인상 이후 경제 데이터가 여전히 뜨겁게 나올 경우 연준이 예상보다 높은 금리인상을 강요받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60%로, 동결 가능성을 40%로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건은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반면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현재 은행 부문의 문제들로 연준이 또 금리인상에 나서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준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은행들을 둘러싼 우려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주 연준의 금리 결정은 앞으로 경제와 시장의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SVB·시그니처의 파산, CS·퍼스트리퍼블릭의 재정 건전성을 둘러싼 우려로 시장과 투자자들은 여전히 긴장하고 있다.
AXS인베스트먼츠의 그렉 바숙 최고경영자(CEO)는 "특히 CS에 대한 우려와 은행 부문의 재앙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확산할지, 감독 당국이 미 안팎에서 상황을 어떻게 처리할지 투자자들은 계속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기존 주택 판매에 관한 최신 자료를 21일 발표한다. 이는 미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참고 자료다.
바숙 CEO는 "지난 몇 달 사이 발표된 경제 데이터가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며 "이제 투자자들은 좀더 일관된 경제 데이터에 의존하려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국과 글로벌 경제의 건전성, 올해 연준의 금리인상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이전의 엇갈린 보고서들은 투자자들 사이에 혼란과 불확실성만 부채질했다"고 평가했다.
◇주요 지표 및 연설 일정
-21일
2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 지수
2월 기존 주택 판매
FOMC 정례회의 1일차
-22일
FOMC 정례회의 2일차 기준금리 결정
파월 연준 의장 기자회견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상원 위원회 증언
-23일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
2월 신규 주택 판매
옐런 재무장관 하원 소위원회 증언
-24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연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