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국내 금융권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업계는 "아직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해당 사태가 주는 영향은 아직 없다는 분위기다. SVB는 특화은행이었기에 국내 금융권과 자산 구조가 다르고 접점이 크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SVB의 파산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서 시작됐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던 연준이 너무 과격한 선택을 하면서 금융시장 안정을 훼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미국의 금융시장 변화에 크고 작은 영향을 받아온 국내 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당장의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와 당국의 설명이다. 국내은행들의 전반적인 건전성이 양호하고 사업 구조 자체도 미국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국내 은행·비은행 금융사 모두 자산·부채 구조가 SVB와 다르고, 견조한 수익성 등 근본적 차이를 감안할 때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SVB와 저축은행은 영업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SVB 파산 사유는 장기국채투자를 통한 수익 확보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예대마진 중심의 수익 구조로 되어 있기에 전혀 연관이 없다"며 "유동성 수요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험과 카드업권도 SVB 사태와 관련해 직·간접적 영향을 받았다거나 검토 중인 내용은 현재로선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국 은행과 국내 보험사의 접점이 크게 없다 보니 아직은 내부에서도 별다른 논의나 검토 중인 사안은 없다"며 "다만 해당 사태가 추후 미 연준과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는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와 전문은행인 SVB는 사업모델이 다르고, 작년부터 금리 인상으로 인한 위험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등 유동성 관리를 신경 써왔다"며 "해당 사태 관련 카드사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편 국내 증시는 SVB 사태의 여파를 겪는 중이다. 1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1.63포인트(-2.56%) 떨어진 2348.97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30.84포인트(-3.91%) 하락한 758.05에 마쳤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SVB 파산 여파가 지속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경계심도 확대됐다"며 "특히 선물에서 외국인이 1조5000억원 이상 매도하면서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약세였다"고 분석했다.
김지연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