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NH·BNK·신한 등 주요 금융지주 수장 대거 교체
윤호영 카뱅 대표, 지배구조·기여도·실적 '3박자' 맞아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 사진=연합뉴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를 둘러싼 '관치금융' 논란 속에 카카오뱅크가 윤호영 대표의 4연임에 성공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김지완 BNK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물러나고 그 자리에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각각 내정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관치금융을 탓하는 목소리가 더 커졌다. 농협금융지주는 윤 대통령 대선 캠프 좌장 출신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회장으로 선임했고,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3연임을 포기하고 용퇴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조기 퇴임설도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마이웨이'를 걷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임원추천후보위원회는 윤호영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로 단독 추천했다. 이달 말 카카오뱅크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최근 다른 금융사 CEO 선임에 대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압력이 있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금융사 CEO가 장기 연임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시그널을 보냈다. 각종 규제 속에 일해야 하는 금융사로서는 이런 압박을 버텨내기 힘들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무풍지대'였다는 평가다. 비결은 지배구조다.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최대 주주가 명확하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와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27.17%의 지분을 나눠 가지고 운영 중이다. 둘이 합쳐 54.34%다. 국민연금과 KB금융지주도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카카오와 한투의 목소리가 가장 크다.

과반 이상 지분을 두 회사가 지분을 나눠 가지고 회사를 운영하다보니 외부의 압박이 통하기 어렵다. 반면 다른 금융사들은 외국인 주주와 소액 주주들이 회사 지분을 나눠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윤 대표는 회사의 설립과정에도 참여한 '공신'이다. 윤 대표는 2014년 10월 카카오 내에서 모바일뱅크 TF(태스크포스)팀을 만들고 이끌었다. 그 결과물이 카카오뱅크다. TF를 꾸린 시점을 기준으로 삼으면 올해로 10년째 카카오뱅크를 이끌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실적도 준수하다. 2019년 기준 순이익으로 137억원을 달성해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2020년 1136억원, 2021년 2041억원, 지난해 2631억원으로 매년 순이익을 키워나갔다. 이미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등 일부 지방은행을 따라잡은 수치다.

온라인 사용자 기준으로는 5대 금융지주를 앞선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모바일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644만명이다. KB국민은행이 1106만명으로 뒤를 이었고 신한은행은 884만명으로 카카오뱅크의 절반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메기' 역할 덕분에 기존 금융권에서도 앞다퉈 디지털전환을 통한 MAU 확보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같은 인터넷뱅크인 케이뱅크는 대주주인 KT가 주인이 없어 정부의 입김이 불 수 있지만, 카카오뱅크는 대주주까지 고려하더라도 완벽한 사기업"이라며 "정부 등 외부의 압박이 통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은행으로 계속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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