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0.46% ↓, 나스닥 0.6%↑…유가, 美의 전략비축유 방출 계획으로 3거래일만에 하락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4% 오른 것으로 발표된 뒤인 14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흔들렸지만 테슬라와 엔비디아의 강세에 기술주가 오르며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뉴욕 유가는 미 정부의 전략비축유(SPR) 방출 계획으로 3거래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6.66포인트(0.46%) 하락한 3만4089.27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6포인트(0.03%) 떨어진 4136.13으로, 나스닥지수는 68.36포인트(0.57%) 오른 1만1960.15로 장을 마감했다.
미 2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0.08%포인트 오른 4.621%, 10년물 국채금리도 0.05%포인트 상승한 3.755%를 나타냈다.
6개월물 금리는 1월 CPI 발표 후 5.041%까지 올라 2007년 7월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미 노동부는 1월 CPI가 지난해 동월보다 6.4% 올랐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15개월만의 최소폭 상승으로 7개월 연속 상승폭이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6.5%)보다 0.1%포인트 주는 데 그쳐 둔화속도가 느려지는 모습을 보였다.
물가 상승세가 다우존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각각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6.2%)보다 가팔랐던 것이다.
특히 전월 대비로는 0.5% 올라 12월(0.1%)보다 상승폭을 크게 확대한데다 시장 전망치(0.4%)까지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해 동월보다 5.6%, 전월보다 0.4%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 CPI 역시 시장 전망치(전년 동월 대비 5.4%, 전월 대비 0.3%)를 웃돌았다.
1월 CPI가 발표되기 전 투자은행 JP모건은 CPI가 6.5% 오르면 이날 S&P500지수는 1.5%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1월 CPI가 6.5%를 넘어설 것이라는 최악의 우려보다는 좋게 나온 셈이다.
하지만 1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예상보다 더 오래 긴축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글로벌투자오피스의 마이크 로웬가르트 포트폴리오 구성 책임자는 CNBC에 "오늘 CPI에서 크게 놀랄 일이 없었다"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으나 이번 지표는 정상 수준으로 완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상기시켜준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지금처럼 뜨거운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까지 떨어질지 의문"이라며 "연준이 언제 금리인상에서 벗어나게 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이날 두 연준 관계자가 오랫동안 고금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한 관계자는 끝이 가까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PI 발표 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예상했던대로"라며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연준이 더 많은 것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고 말해 오전의 지수 하락을 거들었다.
그러나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끝에 가까워질 것 같다"고 발언했다.
증권사 인터랙티브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하커 총재의 발언이 그나마 주가를 지지해준 것 같다"며 "발언이 모호하지만 확실히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어조는 아니다"라고 평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08달러(1.35%) 하락한 배럴당 79.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 에너지부는 전날 늦게 올해 SPR 2600만배럴을 방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출은 오는 4월 1일~6월 30일 이뤄질 예정이다.
미 정부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역대 최대인 1억8000만배럴이나 방출한 바 있다.
지난해 비축유가 대규모로 방출되면서 일부에서는 이번 매각이 취소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 정부의 SPR 물량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전자거래 플랫폼 액티브트레이즈의 리카르도 에반젤리스타 수석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이번 조치로 시장이 놀란 듯하다"며 "발표 이후 유가가 즉각 하락했다"고 적었다.
한편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원유 수요가 지난해보다 하루 230만배럴 증가한 하루 1억187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달 예상치보다 10만배럴 증가한 수치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