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쉬라이트 캐피탈, 1% 지분 확보하고 주주제안 나서
안다자산운용도 사외이사 후보 추천…KT&G "들어보겠다"
KT&G에 대한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거물급 재계 인사도 행동주의 주주제안에 깜짝 참전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G의 주주인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인삼공사 분리상장, 주주환원·거버넌스 정상화 등의 내용을 담은 안건 제안서를 공식 접수했다고 19일 밝혔다. 추가로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와 황우진 전 푸르덴셜 생명보험 대표 등 거물급 인사 2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FCP 측은 지난해 12월 온라인 주주 설명회 당시 FCP가 제안한 대표이사와의 공개토론, 이사회 미팅 등이 경영진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자 공식적으로 주주제안서를 송부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FCP는 인삼공사 분리 상장을 제안했다. 담배 업종 특성상 투자가 어려운 기관이 많다는 게 이유다. 이를 위해 담배회사에서 인삼공사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형태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인삼공사가 분리되면 약 4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주주환원 정상화를 위해 주당 2만원(배당, 자사주매입 각각 1만원)의 주주환원과 분기배당 및 약 15% 이상을 차지하는 자사주 소각도 제안했다.
이상현 FCP 대표는 "KT&G가 현재 보유한 6조원이 넘는 현금화 가능 자산은 지난 15년간 주주에게 환원하지 않은 탓에 쌓인 것"이라며 "총 2조3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한 주주환원은 절대 과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분기 배당을 위한 정관 변경과 임원의 성과를 평가하고 보상을 결정하는 역할인 평가보상위원회를 정관에 명문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FCP 측은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이사와 황우진 전 푸르덴셜 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 대표는 "두 후보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어 시가총액 10조가 넘는 KT&G 대표이사의 멘토와 엄정한 감독관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차 전 대표는 18년간 LG생활건강 대표로 재직한 유통업계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다. 황 전 대표는 8년간 푸르덴셜 생명보험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안다자산운용도 KT&G에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주주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안다자산운용은 국내 명문대학교 출신의 재무·회계 전문가 교수와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담당 여성임원 출신을 KT&G에 각각 추천했다. 아울러 한국인삼공사의 글로벌 마케팅, 유통 및 식음료 전문가들도 함께 추천됐다.
박철홍 안다자산운용ESG투자본부 대표는 "KT&G에는 글로벌 회사 수준의 명망 있는 재무·회계 전문가와 여성 사외이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KT&G에 대한 주주들의 행동주의 펀드의 각종 제안이 활발한 것은 절대 다수의 지분을 가진 지배주주가 없기 때문이다.
KT&G의 1대 주주는 국민연금공단으로 지분율은 7.55%에 그친다. IBK기업은행도 6.93%로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2대 주주는 외국계인 퍼스트이글(7.12%)이다.
공기업이 민영화한 사례다보니 과반을 차지하는 지배주주가 없어 지난 2006년에도 행동주의펀드 칼 아이칸으로부터 적대적 M&A 공격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KT&G 측은 "적법한 요건을 갖춰 들어오는 주주의 제안에 대해 향후 관련 절차를 통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현창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