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가 국내 증시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컬리는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코스피 상장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컬리는 이미 지난해 8월 22일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상태로 규정에 따라 오는 2월 22일까지 상장을 완료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일명 3고 현상이 벌어지면서 컬리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IPO(기업공개) 대기 기업들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던 중이다.

컬리는 지난해 말 상장 전 자금조달(프리IPO)에서 기업가치로 4조원을 인정받았지만, 최근에는 기업가치가 1조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상태로 상장을 추진할 경우 컬리의 초기 투자자들은 큰 폭의 투자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이에 컬리는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컬리 관계자는 "지난해 이커머스 업계 평균을 크게 뛰어넘는 성장을 이뤘다"며 "계획 중인 신사업을 무리 없이 펼쳐 가기에 충분한 현금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컬리는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출신인 김슬아 대표가 지난 2015년 설립한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코로나19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지난 수년간 매 규모는 성장세지만 새벽배송 서비스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 아직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2019년 986억원, 2020년 1162억원, 2021년 21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에는 뷰티컬리 등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 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던 상황이다. 쿠팡의 흑자전환도 컬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던 요소였다.

한편, 새벽 배송 업체인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30일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상장 예비 심사 효력은 6개월로 상반기 중 상장을 추진해야 한다.

오아시스마켓의 공모 예정 금액은 2585억~3016억원이며 기업가치는 1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평가된다.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컬리와 달리 오아시스마켓은 흑자를 기록 중이어서 상장 완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강현창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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