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 달러 강세 등 악재...해외사업으로 만회
식품업계의 국내 시장 공략이 위기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문제까지 겹치면서 매출은 커졌지만 실제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적어지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대상, 동원F&B, 농심, 풀무원 등 주요 식품기업 5곳은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CJ제일제당의 3분기 누적 국내 식품 부문 매출액은 4조49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197억원으로 지난해 3288억원보다 2.8% 줄었다. 그 결과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8.4%에서 7.1%로 1.3%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상도 국내 식품·소재 부문 매출액은 3조74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19.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58억원으로 8%나 줄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4.1%로 지난해보다 1.2%포인트 떨어졌다.
동원F&B도 이 기간 국내 식품부문 매출액은 4.5% 늘고 영업이익은 15.4% 줄었으며 농심과 풀무원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각각 1.6%, 0.6% 줄었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한 이유는 원자재가격 상승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식품의 주원료인 곡물의 국제 시세는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부터 오르는 중이다. 특히 올해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곡물 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원재료 수입가격 상승의 가공식품 물가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곡물 수입가격은 2분기보다 16%정도 올랐다.
국내 식품업체 대부분이 원재료의 수입의존도가 높아 대응이 어려웠다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최근에는 달러 강세까지 이어지면서 악재가 겹쳤다.
이에 식품업체들은 하반기 들어 제품 가격 인상으로 대응했지만 수익성 악화를 피하긴 어려웠다. 소비자와 정부의 반발 등으로 가격 인상폭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대신 활로를 뚫어준 것은 해외 사업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경우 미국에서 5조568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것이다. CJ제일제당의 식품 사업 내 해외 매출 비중은 슈완스 인수 이후 50%까지 확대된 상태다.
이밖에 농심과 오뚜기, 롯데제과, 오리온 등 주요 식품업체들은 부진한 국내 실적을 해외시장에서 만회하는 중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K-푸드의 해외 인기가 높아 삼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시장의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시장의 여건이 개선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가격 인상을 제대로 못 한다면 결국 부진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