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부지 마련하고 시청과 관련 논의까지
신세계百, '스타필드' 신설 시도…부지 마련 관건
롯데百, 부지 실사 이후 움직임 멈춘 상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광주광역시의 첫 복합쇼핑몰 건립에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본격적인 경쟁 구조에 돌입했다. 참여를 검토했던 롯데는 그룹 내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뒤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사실상 '포기'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광주의 복합쇼핑몰 건립에 가장 앞서고 있는 곳은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은 경쟁사와 달리 이미 부지까지 마련한 상태여서 첫 삽을 뜨기에 가장 유리한 상황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이미 광주시에 복합쇼핑몰 건립을 위한 사업제안서도 제출하고 관련 브리핑도 진행했다. 지난달 29일 광주광역시 주관 신활력행정협의체 전체회의에서 진행한 관련 브리핑에서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광주' 개발 추진 계획을 밝혔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5년부터 광주지역에 대형 매장이 입점을 추진 중이었으나 마땅한 부지 마련을 못하던 상황이었다. 2015년에는 호반써밋 광주부지를 매입하려 했으며, 2018년에도 광주역 복합개발사업에 참여를 고민했었다. 2020년에는 광주송정역 옆 금호타이어 이전적지 개발에 참여를 조율한 바 있다.
광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끝에 현대백화점은 복합쇼핑몰 추진과 함께 부지 마련에 성공했다.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광주'를 추진하는 지역은 휴먼스홀딩스제1차PFV가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일신방직과 전남방직 광주공장 부지다. 이곳은 지난 2019년 전방과 일신방직이 평동산단으로 공장을 이전해 나간 자리다.
광주시는 이 부지를 MBN 그룹의 자회사인 MBN 프라퍼티와 부동산 개발업체인 휴먼스홀딩스에 매각하고, 이들은 PFV(프로젝트금융회사)를 만들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PFV가 추진 중인 해당 지역의 개발명은 '챔피언스시티'며 이 자리에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광주'를 입점할 예정이다.
'챔피언스 시티'의 연면적 규모는 약 50만㎡(15만1000평, 주거시설 제외 기준)이며, '더현대 광주'는 대지면적 약 3만3060㎡(1만평), 연면적 30만㎡(9만평) 규모로 건립하게 된다.
현대백화점에 이어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추진 중인 신세계백화점은 투트랙 전략을 짰다.
기존 신세계백화점 광주점을 확장해 '신세계백화점 광주아트앤컬처파크'로 리뉴얼하고, 새로운 부지에 스타필드 광주를 출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광주시 서구 광천동의 신세계백화점 광주점 주변도로를 사업 용지로 편입하고 117m 길이의 왕복 4차로 지하차로를 신설하려는 게 신세계백화점의 1차 계획이다.
문제는 '스타필드 광주'다. '스타필드 광주'를 추진 중인 광주 어등산 일대는 관광단지 조성 우선협상자 지위를 둘러싸고 광주시와 서진건설이 3년째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재판은 빨라야 내년 초 2심이 끝나며 양측 모두 결과에 따라 대법원 상고를 진행할 방침이어서 아직 첫 삽을 뜰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게다가 광주시와 서진건설 모두 어등산과 관련해서 신세계 측과 구체적인 사업을 제안한 바가 없다. 신세계백화점 측이 어등산 일대에 '스타필드 광주'를 건립하겠다는 것은 아직 '희망사항'인 셈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관련 소송이 모두 끝나기를 기다린 뒤 개발사업이 추진되면 그때 참여를 공식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 롯데쇼핑을 통해 광주시 복합쇼핑몰 사업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8월에 광주시가 롯데 측에 광주 북구 우치동 '광주패밀리랜드'를 롯데월드부지로 제안하고 이를 롯데 측이 실사를 진행했다.
롯데는 이미 서울에서 쇼핑타운과 롯데월드를 결합한 시설을 운영 중이어서 비슷한 형태의 시설을 운영할 노하우가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롯데 측은 실사 이후 광주 복합쇼핑몰 관련 움직임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현재 롯데그룹 내부의 유동성 문제 대응이 더 시급하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업 포기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한 롯데쇼핑 관계자는 "사업 참여 의지는 있고 부지 마련 방법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