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익산사업장 / 사진=연합뉴스
LG화학 익산사업장 / 사진=연합뉴스

LG화학이 미국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나스닥 상장사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하면서 생명과학 사업 확장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미국에서의 의약품 인허가 경험과 판매 네트워크를 갖춘 업체를 품게 돼 미국 시장 공략에 탄력이 붙을 수 있고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도 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수 가격도 합리적 수준이란 평가가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아베오 지분 100%를 5억6600만달러(약 8116억원)에 인수한다. 임상 개발 가속화를 통해 성공 확률을 높이고 허가 및 상업화 역량을 확보해 미국 항암치료제 시장에 조기 진출하기 위해서다.

아베오는 2002년 설립된 바이오텍으로 지난해 FDA 허가를 획득한 신장암 표적 치료제 포티브다를 보유하고 있다. 포티브다는 올해 1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2027년에는 3억8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오는 포티브다 외에도 임상 3상 진행 중인 두경부암 치료제 등 임상 개발 단계 항암 파이프라인 3개를 확보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는 모두 FDA 승인을 받을 전망이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딜은 국내 기업이 FDA 승인을 받은 약물로 미국 내 매출이 발생하는 업체를 인수한 첫 사례로 미국 의약품 인허가, 판매·마케팅 경험, 조직을 갖출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파이프라인 개발 후 직접 판매, 볼트온 M&A 등 다양한 성장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제약사들은 미국 내 의약품 판매·마케팅 조직과 경험을 갖추지 못해 신규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고 개발 후 기술을 이전하는 NDRO 비즈니스 모델에 가까운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활용해왔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이 미국 시장 공략과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을 앞당길 수 있는 인수라는 점에서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LG화학은 고형암 세포치료제 등 9개 항암 파이프라인을 포함해 통풍, NASH, 비만 치료제 등 총 20개의 개발단계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인수 가격도 적정하다는 평가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올해 진행된 주요 제약 M&A의 프리미엄이나 멀티플 수준을 고려할 때 아베오 인수 가격은 합리적"이라며 "밸류에이션 산정에서 2027년 만료되는 포티브다의 미국 특허 연장은 고려하지 않았는데 연장에 성공하면 인수 가격 메리트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화학의 신사업 성장성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위 연구원은 "올해 첨단소재 부문이 양극재를 중심으로 기대 이상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생명과학도 이번 인수로 미래 성장전략이 구체화하고 있다"며 "최근 화학 업황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했기 때문에 이러한 성공적인 다각화는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보규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키워드

#LG화학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