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영향 불가피…"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 부정적"
카카오와 계열사들의 주가가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여파로 줄줄이 급락했다. 하루 동안 사라진 시가총액은 2조원이 넘는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하락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손실보상과 브랜드 가치 훼손 등의 부정적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날보다 5.93% 하락한 4만8350원에 장을 마쳤다. 6.61% 내린 4만8000원에 출발해 장중 한때 9.35% 떨어진 4만6500원까지 갔다가 낙폭을 줄였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는 각각 5.14%, 4.16%, 2.22% 하락했다. 이들은 장 중 9~10%가량 떨어지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를 제외한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는 각각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해 다음 포털, 카카오 T앱, 카카오페이지 등 주요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한 게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까지 카카오의 서비스는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로 카카오와 계열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를 둘러싼 단기 센티먼트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판단한다"며 "지난해부터 시작된 카카오를 비롯한 자회사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고 상장한 자회사들의 일부 임원이 주식을 매각한 사건 등으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까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적도 악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카카오톡 비즈보드 광고와 모빌리티 서비스 관련 플랫폼, 선물하기와 같은 이커머스, 게임 등 콘텐츠 등 전 사업과 관련한 직접적인 매출 피해가 발생했고 소비자들에 대한 보상 비용도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소송으로 번지면 카카오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현재 네이버에 '카카오톡 화재 장애로 인한 손해배상' 등의 카페가 개설되는 등 소송 움직임이 나타나는 중이다.
카카오의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고 성장성 확보를 위한 움직임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도 악재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기준 카카오톡의 MAU가 약 4750만명이란 점에서 사실상 전 국민이 이번 사태로 불편함을 겪었고 카카오의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 브랜드 프리미엄이 퇴색됐다"고 말했다.
또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카카오톡 프로필 영역 개편, 오픈 채팅 수익화 등 톡비즈 매출 성장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는데 막대한 정도는 아니라도 광고와 커머스 영역 확장에 불필요한 제동이 걸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카카오의 영향력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후속 조치에 따라 주가가 오름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전보규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