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 '2022 글로벌 부(富) 보고서'..."통화부양발 '뉴노멀' 지난해 끝나"
"2021년은 통화정책에 힘입어 주식시장이 강세장을 보인 오래된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의 마지막 해였는지 모른다."
세계적인 금융서비스회사 알리안츠는 최근 발표한 '2022 글로벌 부(富)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전 세계 약 60개국의 가계 자산과 부채를 분석한 결과다.
◇"올해 전 세계 가계富 10분의 1 쪼그라든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자산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뽐냈다. 지난해 말 현재 전 세계 금융자산은 약 233조유로(약 32경6724조원). 3년에 걸쳐 연평균 10.4% 늘어나며 신기록을 새로 썼다.
보고서는 올해 반전을 예상했다. 글로벌 금융자산이 지난해보다 2% 넘게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전 세계 가계 자산이 평균 10분의 1 쪼그라드는 셈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경험하는 큰 폭의 감소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자산이 급격히 줄었던 만큼 회복세도 빨랐지만, 이번에는 중기 전망도 비관적이다. 금융자산이 2025년까지 3년간 연평균 4.6% 늘어나는 데 불과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주식 강세장 '뉴노멀' 마침표...장기간 '구조적 변화'
보고서는 2021년까지 3년은 "그저 특별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금융자산시장의 기록적인 성장을 떠받친 건 실물경제가 아니라 통화정책이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저금리 기조와 양적완화를 통한 막대한 부양자금 살포에 힘입어 주식을 비롯한 자산시장이 승승장구한 '뉴노멀'은 지난해로 마침표를 찍었다는 얘기다.
알리안츠는 팬데믹 이후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따른 식품·에너지난, 여기서 불거진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공세 등이 글로벌 부에 '구조적인 변화'(tectonic shift)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부채 2006년 이후 최대폭 증가...가계富 회복 지연
문제는 보고서에 담긴 중기 전망처럼 가계 부가 회복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특히 전 세계 금융자산과 함께 급격히 늘어난 부채를 문제 삼았다. 지난해 말 현재 글로벌 가계부채는 약 52조유로로 1년 새 7.6% 증가했다. 전해(5.5%)는 물론 장기 평균치(4.6%)를 훌쩍 웃돌았다. 지난해보다 부채 증가세가 더 가팔랐던 건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6년이 마지막이었다.
자산이 쪼그라들고 있는 상황과 맞물린 고금리 환경은 가계의 채무 부담을 가중시킨다.
보고서는 지난해에는 팬데믹 이후 강한 경기회복세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부채 증가율을 앞질렀지만, 성장둔화가 이를 다시 역전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