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매매수수료 감소·채권평가손실 불가피
"이익 체력 저하 내년까지 계속될 전망"
국내 증권사들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낼 전망이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거래대금이 줄어든 데다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 손실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와 미래에셋·키움·NH투자·삼성·메리츠증권 등 6개 증권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9329억9000만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53.3% 감소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의 당기순이익은 1753억7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5%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45% 안팎 줄어든 1427억원, 1172억원가량의 당기순이익이 예상된다. 키움증권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36.1% 감소한 1487억8000만원이다.
작년 3분기 카카오뱅크 상장으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던 한국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1974억3000만원으로 74%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의 실적은 1515억원으로 20%가량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주식 거래 감소로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20조원에 육박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2분기 17조원대로 내려왔고 3분기에는 14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채권금리가 급하게 오르면서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도 악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부동산 관련 투자도 상황이 좋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순수수료수익은 주식거래대금이 감소하고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PF도 급감하면서 부진할 것"이라며 "이자 손익은 증시 급락으로 신용공여 잔고가 축소돼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은 8월까지 양호했지만 9월부터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증권사들의 실적 부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이익 체력은 내년까지도 저하될 전망"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이 단기간에 종료되지 않고 부동산 시장 경기침체는 장기간에 걸쳐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거래대금도 지속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부동산 관련 대손비용이나 평가손실은 실제로 재무제표에 반영되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수 있고 매크로 환경이 개선되면 우려보다 양호한 수준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보규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