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지급 수수료 부담 등 이유로 수납 꺼려
"소비자 불편 해소 위한 구체적 대안 내놔야"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납입하는 서비스가 도입 2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소비자 이용은 제한적이다 / 사진=연합뉴스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납입하는 서비스가 도입 2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소비자 이용은 제한적이다 / 사진=연합뉴스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낼 수 있는 서비스가 도입된 지 20여년이 됐다. 하지만 생명보험사에서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내는 소비자는 10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하다. 생보사들이 수수료 부담 등을 이유로 꺼리고 있어서다. 생보업계는 장기보험 특성상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항변하지만 소비자단체들은 카드 납부를 확대하거나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한다.

27일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생명보험협회에서 받은 '생명보험사 카드납입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생명보험 18개사의 보험 납입 건수는 총 1억779만544건이고 이 가운데 카드 결제 납입은 11%인 1288만2578건이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의 카드 결제 비중 30.5%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생보사들이 카드 결제를 꺼리기 때문이다. 보험료를 카드로 내려면 설계사나 고객센터를 이용하는 등 절차를 번거롭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생보사가 카드 결제를 피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카드사 수수료다. 소비자가 보험료를 카드로 내면 보험사는 카드사에 2% 안팎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에서 적금 이자로 3%를 주는데 2%를 수수료로 반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카드로 보험료를 받는 상품은 사업비가 어느 정도 확보되는 경우"라고 말했다.

장기 납입해야 하는 종신보험, 저축성보험 등 생보사들이 주로 취급하는 상품 특성도 카드 납부 비중을 높이기 어려운 이유로 꼽는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일반 제조업 상품과 다른 금융상품이고 특히 수십년간 장기간 납입해야 하는 보험은 고객이 카드 대금을 연체할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생보업계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불만은 지속되고 있다. 한 소비자는 "보험료를 카드로 지불하려면 설계사를 통해 매월 수기로 결제하거나 팩스로 카드 납입 신청서를 받아 처리해야 한다"며 "유독 보험료만 카드로 내는 게 불편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카드 결제와 관련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카카오페이 등 다른 결제 방식을 제안하기도 한다. 하지만 불편함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대부분 납부 알림을 받은 뒤 결제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카드로 결제가 되지 않는 상품은 없다"며 "보험사들이 끊이지 않는 보험료 카드 납부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자혜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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