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리서치센터 보고서 'ETHPoW 체인은 경제적 가치가 있을까'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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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머지'(Merge·합병) 업그레이드 이후에도 작업증명 기반 이더리움(ETHPoW)이 생존할 수 있을까.

이더리움 머지는 이더리움 메인넷(PoW, 작업증명방식)과 병렬적으로 존재하는 비콘체인(PoS, 지분증명방식)을 합치는 작업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최종적으로 채굴보상방식이 PoW에서 PoS로 전면 전환된다. 

그럼에도 일부 채굴자들 사이에서 작업증명 기반 이더리움(ETHPoW)을 하드포크(블록체인을 두 갈래로 나누는 것)하자는 주장이 일고 있다. 머지 생태계에서 떨어져 나오겠다는 얘기다. 

5일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에 따르면 코빗 리서치센터는 ETHPoW 하드포크의 경제적 가치를 분석한 최신 보고서 'ETHPoW 체인은 경제적 가치가 있을까'에서 ETHPoW 체인이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기존 PoW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채굴자들을 중심으로 이더리움을 하드포크하자는 제안이 제기되면서 그 경제적 가치에 대한 논쟁의 근거를 살펴보는 데 주안점을 뒀다.


◇"스테이블코인 대세는 PoS" vs "안정성은 PoW"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이더리움 재단을 중심으로 한 주류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ETHPoW 하드포크의 가치를 부정하고 있다. 첫 번째 근거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인 USDT, USDC가 PoS 체인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 근거는 ETHPoW상의 USDT, USDC가 가치를 잃게 되면 이를 기반으로 한 디파이(De-Fi) 서비스도 정상적인 작동이 어려워져 가치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이더리움상에서 작동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유지·보수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개발 리소스가 필요한데, 리소스가 한정된 프로젝트 팀은 PoW 대신 PoS 체인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반면 가상자산 헤지펀드 갈루아캐피털의 창업자 케빈 조 등 ETHPoW 체인의 가치를 인정하는 추종론자들은 먼저 PoW 기반 이더리움 체인의 안정적인 운영실적을 근거로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사용자들이 잔류할 수 있다고 본다. PoS 기반 이더리움의 중앙화·보안 이슈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PoW 체인을 선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지막 근거는 테라클래식(LUNC), 이더리움클래식(ETC) 등 상대적으로 열악한 네트워크임에도 일정 규모 이상의 가치를 유지하는 체인들이 많다는 점이다.


◇"일부 앱에서 생존 가능...기술적 준비가 변수"

리서치센터는 양측의 의견을 종합해 PoW 진영이 하드포크를 실행에 옮길 경우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대부분의 기존 이더리움 애플리케이션은 PoW 체인상에서 가치를 잃겠지만 극히 일부 애플리케이션은 생존에 성공할 수도 있다"며 "그렇다면 PoW 하드포크 체인의 존재 가치를 견인할 수 있는 수준의 거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PoW 하드포크 진영이 그 실행에 필요한 기술적 준비를 이달 중순으로 다가온 머지 일정 이전에 마칠 수 있을지가 현 시점에서 중요한 변수"라고 덧붙였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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