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백화점과 마트가 실적을 견인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대비 80% 수준의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유래 없던 위기를 맞아 점포 구조조정과 리뉴얼 등을 실시하고 외부 출신 경영진을 과감히 등용한 성과라는 게 유통업계의 평가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44억원으로 전년 동기 76억원 대비 882.2% 증가했다. 매출액은 3조9019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9025억원과 비슷하다. 당기순이익은 455억원으로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롯데쇼핑의 호실적은 지난 2020년 이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어진 부진의 고리를 끊어냈다는 데 의의가 크다.
실적 개선을 위한 대가도 만만찮았다. 팬데믹 시기 롯데쇼핑은 지난 2년간 대대적인 점포 구조조정과 리뉴얼을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이와 동시에 지난해 말 실시한 인사에서 외부 출신 인사를 파격적으로 기용해 변화를 꾀했다.
당시 롯데그룹의 유통군(HQ) 총괄대표에 글로벌 유통기업 P&G 출신의 김상현 부회장, 롯데 쇼핑의 상징인 롯데백화점에는 '맞수' 신세계백화점 출신의 정준호 사장을 영입했다.
2020년 12월부터 마트 사업부를 맡은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도 2009년 롯데에 합류한 외부 컨설턴트 출신이다. 롯데컬처웍스에도 CJ CGV 출신 최병환 대표가 자리했다.
실제 외부 출신 경영진들이 성과도 두드러졌다.
롯데백화점은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4.9%, 영업이익은 68.5% 증가했다. 600억원대던 영업이익이 다시 1000억원을 넘었다. 롯데마트는 초대형 와인 매장 '보틀벙커' 등의 성공사례를 누적하며 적자폭을 대폭 줄였다. 롯데컬쳐웍스는 지난해 357억원 적자에서 이번에는 105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슈퍼와 e커머스, 하이마트 사업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롯데슈퍼는 엔데믹을 맞아 23개점을 정리하며 효율화 작업에 나섰지만 수요가 감소하면서 올 상반기 39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매출도 68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줄었다.
롯데하이마트는 엔데믹 시기 늘었던 대형 가전 수요가 급격하게 줄면서 2분기 매출이 88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다. 영업이익은 99%나 급감해 3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온도 부진이 여전하다. 올 상반기 매출은 52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7.4% 내렸고, 영업손실은 945억원으로 적자가 확대했다.
한편 롯데쇼핑의 호실적에 금융투자업계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오프닝에 따른 의류 매출 호조로 백화점의 실적 호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아울렛이 백화점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 중인데 롯데백화점은 점포 중 아울렛 비중이 37% 수준으로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리오프닝과 매장의 리뉴얼 효과 등으로 하반기에 백화점과 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양호한 외형 성장이 예상된다"며 "하반기에도 롯데쇼핑의 영업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현창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